시마을 동인 [동인 전용]
■ 커뮤니티 ■ 합평방 ■ 흔 적


로그인 

 
이름  
  香湖(작성일 : 2015-07-05 12:24:25, 조회 : 378
제목  
 발자국이 자란다      


발자국이 자란다



아이가 신을 벗었다

신이 불편한 발, 발이 불편한 신, 사이에 끼인 아이는 자유롭다

가끔 넘어지기도 하지만
신 없는 발이 잔디밭을 돌아다닌다

오리의 스텝으로
발은
쾌활하게
발자국을 흩뿌렸다
아이는 지나온 길을 기억하지 않는다 하여 뿌린 곳에 또 뿌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나무에서 비둘기가 뛰어내렸다 하나둘셋넷다섯 아이의 발자국을 쫀다 아이는 발을 급하게 옮겨 놓는다 비둘기를 쫓아간다 뒤뚱거리는 발은 아직 수평만 알고 수직에는 익숙하지 않다 손톱 반만큼의 수직에 걸려  

아이가 넘어진다
울음을 길어 올린다
울음이 잔디 속으로 스민다. 잠시
구구대는 비둘기의 발자국을 만지작거리다가 일어나 비둘기는 잊어버리고 다시
오리의 스텝으로

유모차가 간다, 아이가 간다, 유모차에 신발이 올라앉았다 아이는 발을 기억하지 않는다

짧게 잘려나가는 잔디가 뱉어내는 아이의 고함소리에

스프링클러가 돌아가고 무지개가 떴다 비둘기가 날아올랐다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

남은 두 마리가 미처 쪼아 먹지 못한
발에
싹이 나고
자란다



그새 손가락  한 마디나




오영록
수정
  삭제
일년 후면 그 발자국이 많이 자라 있겠군요..
잘 잘상하였습니.다.
2015-07-06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발자국이 자란다  [1]     香湖 2015/07/05 378
3008   새벽 숲  [4]     박용 2015/06/30 603
3007   맷돌  [5]     이종원 2015/06/24 687
3006   짓다  [4]     박용 2015/06/21 567
3005   지금은 녹화 중  [4]     香湖 2015/06/19 485
3004   두통의 모양  [6]     오영록 2015/06/17 431
3002   꽃은 꽃일 뿐 나무가 아니다  [6]     香湖 2015/06/13 475
3001   다리미질을 하다가  [7]     박미숙 2015/06/12 418
2996   오르다  [6]     香湖 2015/06/07 549
2992   유월  [5]     이시향 2015/06/02 555
2991   춘곤(春困)   [9]     이종원 2015/05/28 654
2990   지난 겨울 이야기  [9]     장남제 2015/05/28 519
2987   나무 2  [4]      김용두 2015/05/23 316
2985   유일한 꽃  [3]     한인애 2015/05/20 371
2984   배롱나무 꽃(백일홍)  [3]     한인애 2015/05/20 332
2983   매미 우주로 가다  [2]     윤석호 2015/05/14 311
2979   민들레 우체국  [11]     허영숙 2015/05/04 779
2978   느티나무에게 진료를 받다  [5]      김용두 2015/04/30 473
2977   제비꽃  [13]     조경희 2015/04/29 694
2976     [9]     박일 2015/04/28 353
2975   블렌딩 Ⅱ   [18]     이종원 2015/04/27 490
2974   접시 꽃   [12]     박미숙 2015/04/27 450
2972   나는 꿈만 꾸는가 (세월호 추모시)  [5]     윤석호 2015/04/17 437
2971   배터리 인생  [6]      김용두 2015/04/11 534
2969   슬픔 두 배로 즐기기  [9]     오영록 2015/04/07 449
2968   미리 오지 않는 봄은 한겨울 만 못하다  [7]     윤석호 2015/04/06 339
2967   쎄씨봉 증후군  [8]     이종원 2015/04/03 437
2966   손금  [11]     최정신 2015/04/02 686
2964   커피 예찬 7  [10]     鵲巢 2015/03/30 598
2963   힐링 소스  [10]     박해옥 2015/03/30 402
2960   아시잖아요  [3]     윤석호 2015/03/29 318
2959   이 행복한 봄날에  [3]     박광록 2015/03/28 414
2958   슬픈 개  [3]     이시향 2015/03/28 306
2957   *잉글우드를 지나는 아침  [4]     윤석호 2015/03/26 327
2956   라일락향기는 풍화 중  [4]     갓길 2015/03/26 514
2951   바디*  [4]     이종원 2015/03/06 550
2949   부음(訃音) - 고 김종성 시인께 바치는 시  [7]      김용두 2015/02/28 579
2948   봄은 오는데  [5]     오영록 2015/02/26 739
2946   고종명(考終命)  [3]     무의(無疑) 2015/02/26 412
2945   사과나무 아래에서(고 김종성시인 추모시)  [5]     박광록 2015/02/24 488
2944   편지 [고 김종성시인께]  [13]     박미숙 2015/02/22 754
2942   김종성 [삼가 고인에게 바칩니다]  [24]     최정신 2015/02/22 924
2940   닳아가는 손끝  [15]     김종성 2015/02/17 668
2939   타로점을 보는 저녁   [8]     허영숙 2015/02/16 604
2934   무제  [6]     박커스 2015/02/03 473
2933   용주사  [8]     최정신 2015/02/03 818
2931     [8]     박커스 2015/01/30 491
2930   나쁜 여자  [12]     조경희 2015/01/30 806
2929   휘청 휘는 달  [9]     박일 2015/01/30 437
2928   첫눈  [9]     박용 2015/01/29 363
2927   근황 - 낙엽이 나무에게  [12]     허영숙 2015/01/26 716
2925   나목(裸木)   [10]     이종원 2015/01/22 531
2924   어떤 계보系譜  [16]     金富會 2015/01/21 496
2923   시 창작 법  [10]     박일 2015/01/06 826
2922   등이 따뜻하다  [10]     박일 2015/01/05 660
2921   짝사랑/한인애  [8]     한인애 2015/01/02 584
2920   나를 낚다 / 오영록  [10]     오영록 2015/01/02 495
2918   뽕짝이 걸린 오후  [12]     이종원 2014/12/29 508
2917   우리는 애들  [13]     산저기 임기정 2014/12/24 425
2915   겨울나무  [9]      김용두 2014/12/22 658

1 [2][3][4][5][6][7][8][9][10]..[29] [다음 10개]
Copyright 1999-2023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