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6月 12日
맑았다. 어딘가 무엇을 떼 놓고 온 듯 불안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몽롱하게 지난 일기를 읽으며 내일을 바라보았다. 약 450여 쪽 되는 지난 삶을 수정해나간다.
오전, 커피 이론 교육 오 일째다. 커피 18년은 결코 짧은 생은 아니었다. 어느 커피 업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커피 인의 삶을 보였다. 이야기는 재밌게 들으시는 것 같으나 커피에 대한 삶을 조금이나마 이해가 되었으면 했다. 우리나라 커피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모두 끝냈다. 강의 끝으로 꿈을 이야기했다. 꿈이 얼마나 강한가에 따라 내가 앞으로 어떤 일을 추진해 나갈 것인가 결정된다. 교육생 모 분께서는 카페를 열겠다는 계획은 세웠으나 어디에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두고 많은 고민을 했다. 마땅한 자리를 놓고 여러 가지 이야기가 오갔지만, 선뜻 결정하기에는 힘들어 보였다.
노동청에서 전화가 왔다. 노동계약서를 쓴 이후로 월급명세서를 모두 팩스로 보내라며 명령조로 얘기했다. 젊은 아가씨였는데 기분이 참 언짢았다. 무슨 공산주의도 아니며 사회주의 국가라도 이런 말은 없지 싶다. 나도 잠깐 언성을 높이고 말았지만, 요구한 서류는 모두 팩스로 보냈다. 한 달이 4장이니 모두 20장을 팩스로 보냈다. 그리고 잠시 또 전화가 왔다. 하루 노동한 시간을 인명 당 빼곡히 적어 다시 팩스로 보내라고 했다. 참, 어이가 없었다. 나는 점장 월급명세서에 따라 하루 노동한 시간을 몇 시 출근 몇 시 퇴근 이렇게 적어나가다가 한 달을 A4에 가득 채웠다. 화가 머리끝 치밀어 올랐다. 내가 무슨 직원 월급을 떼어먹기라도 했는지, 기분도 꽤 좋지 않았다. 다시 노동청에다가 전화해서 항의했다. 그러면 3월분과 4월분만 시간을 적어 달라고 했다.
서 부장과 사동에 다녀왔다. 어제 관련 부품을 바꾸지 못한 분점에 갔다. 에스프레소 기기는 어디를 만져도 예열이 되어 있기에 무엇을 만져도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피부가 델 수도 있다. 현장에 수리 다니다 보면 손에서 팔꿈치까지 모두 상처다. 밸브 가리거나 PCB나 버튼을 가릴 때면 여지없이 데이고 만다. 오늘도 뜨거운 보일러를 이리저리 피해가며 아주 작은 너트를 풀고 버튼기판을 들어내며 새것으로 갈아 끼웠다.
단지 38
휴지를들었다(聽). 작대기같은목소리는산을휘어잡았다. 구석은포개놓은피자를한판씩들어냈다. 삼각형은왼쪽에다가사각형은오른쪽에다가동그란모양만제비처럼나려보냈다. 제비가문호박씨는호박의씨라따로고랑을파지않는다. 그러니까두개의보름달을보고싶다며얘기한다. 골목길죄다막다. 솔잎처럼들은휴지를북북찢고싶었다. 휴지는쓰레기통이다.
저녁 10시경에 사동에 다시 들렀다. 기계세팅이 또 지워졌나 보다. 나오는 에스프레소 양을 조절해달라며 전화가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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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