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6月 14日
맑았다. 홀가분했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맨몸처럼 아주 편했다.
엊저녁, 직원들 일한 시간을 모두 정리한 시간이 자정 지나 한 시였다. 아내는 카톡으로 일한 시간표를 전송하고 집에 먼저 들어갔다. 나는 일기 마무리하고 약 30분 뒤에 들어갔다. 아내는 온종일 피곤했던 모양이다. 코를 심하게 곤다. 조용히 아이들 방에 들어가 눈 붙였다.
아침, 아내를 깨웠다. 아침 먹자며 얘기하니 처가에서 가져온 상추를 다듬는다. 겉절이 한다. 된장 데워서 식탁에 둘이 앉아 밥 비벼 먹었다. 아이는 처가에 가, 집이 조용했다. 본점, 압량, 사동을 개장하고 본부로 들어와 어제 전송한 사진을 보며 월급계산을 했다. 모두 제 통장에 송금한 시간이 정오였다. 어깨가 홀가분했다. 그간 억눌렸던 어떤 중압감 같은 것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허전하고 기력이 없어 종일 어디에 앉아 있는 것도 힘들었다.
정평에 다녀왔다. 정평, 강 선생은 새로운 교육생을 맞았다. 청도 운문 사람으로 청도 읍내(산동지역)에 개업하려고 한다. 이 일로 기계와 필요한 부자재 견적서를 작성했다. 정평에서 커피 한잔 마셨다. 어제는 사동에 손님이 오셔, 그저께는 사동 분점 기계수리 때문에 견적서 작성이 꽤 늦었다.
압량에 일하는 동원이와 KFC에서 산 햄버거를 함께 먹었다. 사동에 들러, 배 선생께 직원 모두의 월급명세서를 전달했다. 배 선생과 대화하다가 건강보험과 연금보험이 기본금 기준으로 보면 많이 나감을 알 게 되었다. 다음 주 건강보험공단에 다녀와야 할 일이 생겼다.
본점에 일하는 최 선생으로부터 문자가 왔다. ‘월급 생각보다 많네요. 감사합니다. 한 달 동안 고생하셨어요.’, ‘아, 아닙니다. 모 씨 제가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함께해서 고맙고요. 늘 어렵습니다. 이해해주시고요.’, ‘넹’ 커피 전문점은 내가 보기에는 영세업자다. 커피 판매가격은 세계와 비교해서 높은 가격은 아니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것은 우리나라 물가와 비교해서 생각해 본 금액이다. 하지만 서민이 느끼기에는 아직도 비싼 가격이라 여길 정도다. 판매량을 들여다보면 일하는 사람의 인건비가 제구 나오거나 못 미친다. 예를 들면 압량은 오늘 총 매출이 칠만 원이다. 10시에 출근해서 9시 마감한 동원이 시간당 아르바이트비가 육천이라면 커피는 종일 서비스한 셈이다. 이곳도 모레부터는 오전은 문 닫는다. 용준이가 그만두기 때문이다. 참으로 살림살이가 빠듯하다. 직원도 받은 월급으로는 한 달 살기가 빠듯하다. 경영하는 경영자도 한 해, 한 달, 하루가 바늘 같다.
단지 40
크으업홀더는허공의계단을밟는다. 허연,독불장군을삼키며저승의길목, 흰투구에흰철갑두른까만독종을먹는다. 그러다가,크으업홀더는또허공의계단을밟는다. 좁은,바(bar)바닥걸으며자르지못한썩은다리를생각한다. 끊을수없는카페인은자정의바늘로구두에묻은골수닦는다. 크으업홀더는또자위한다. 찔러도피한방울나지않는좆껍데기여 두꺼운피복이여 아버지는몸은늙으셔도목소리는쩌렁쩌렁하다. 에잇씨발,한밥그릇에담은짱또리, 그어떤도끼날도뭉갤수없는노루빨짱또리여!
남자로 태어나 중앙에 이름을 세우지 못할 바에는 만 권의 책을 읽어 불후의 이름을 남기자.* 세조가 계유정난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권람의 공이 컸다. 권람은 권근의 손자다. 그는 한명회와는 둘도 없는 친구 사이였으며 동문수학했다. 한명회는 수양의 장량이라 할 정도로 당시 최고의 책사였다. 위 문장은 권람이 한명회에게 했던 말을 빌려 적은 것이다. 한명회는 청주 한씨다. 지금 내가 경영하는 카페 조감도는 청주 한씨 문중 땅이다. 세조 때 또 한 명의 충신을 더 들자면 당 태종의 충신 위징에 버금가는 신숙주가 있었다. 이러한 충신이 없었다면 세조는 과연 계유정난을 성공할 수 있었을까!
사동, 왕 살구가 어제와 다르게 아주 노르스름하게 익었다. 몇 개를 땄다. 살구나무가 총 다섯인데 그중 왕 살구가 하나다. 그것도 손이 많이 탈 수 있는 보기 좋은 곳에 심은 것이 아니라 건물 제일 뒤에 심은 나무니, 낮에 잠깐 몇 개 따려다가 이 층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이 있었다. 그만 따는 흉내만 조금 내다가 그만뒀다. 저녁에 두 개 따서 먹었다.
나에게도 권람과 한명회가 있었다. 사동 11시 30분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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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남자로 태어나 변방에서 무공을 세우지 못할 바에는 만 권의 책을 읽어 불후의 이름을 남기자” 한명회와 동문수학했던 절친한 친구, 권람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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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