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6月 22日
맑은 날씨였다. 오전 진량에 갈 때도 오후 봉덕동에 갈 때도 저녁에 압량에서 일볼 때도 꽤 맑았다.
아침, 아내는 프라이팬에다가 종종 쓴 감자와 양파를 볶고 있었다. 아침 주방 일이 많은지 좀 도와 달라는 말에 볶는 감자와 양파를 덖었다. 근데, 볶는 와중에 식은 밥 한 덩이를 밥주걱에 퍼서 옮기다가 그만 밥 뙈기 한 옴큼 땅바닥에 떨어졌다. 그것을 다시 주워서 프라이팬에다가 넣어버리는 아내, 문제는 땅바닥이다. 아마도 10여 년 여기서 살았지만, 청소 제대로 한 적 없는 주방이다. 나는 아침을 먹을 수 없었다. 두 아들은 그 볶음밥을 먹고 학교에 갔다.
압량, 옆집 성당에 공사가 한창이다. 오늘은 도로 일부를 점거하기까지 해서 아예 한 사람이 나와 가 쪽으로 주차할 수 없도록 지나는 차를 향해 지휘봉 휘휘 젖고 있었다. 전에 압량 카페 지을 때다. 성당에서 시청으로 민원을 넣는 바람에 애를 먹은 적 있었다. 그 생각이 갑자기 스쳐 지나간다. 얼마나 부애가 나든지 그 지휘봉에게 다가가 그만, 한 소리 질렀다. ‘아니 이보시오, 여기 커피를 팔지 말라는 뜻이오! 내 정말 여기 건물 지을 때 성당사람 민원에 불구하고 그 기분에 다 맞췄소, 당신네 여기 있다구로 하다가는 나도 민원 넣을꺼니가 알았어 하소. 당장 차를 빼든지 아니면 시청에다가 민원을 넣겠소.’ 지휘봉은 조금 놀란 눈치였다. 다 듣고, 눈 댕그랗게 떠서는 공사판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마도 상부에 보고하려는 듯했다.
사동, 오늘부터 주차장 확보공사가 시작되었다. 덤프트럭 한 대와 중장비 한 대 작업용 차량 한 대 보였다. 옆집 오릿집과 우리 조감도 사이에 길을 터서 산 밑에 임시 주차장으로 쉽게 오를 수 있도록 길 내는 작업이다. 아마도 이 일이 끝나면 오릿집이 조금 유리하게 되었다. 그전에는 뒤쪽으로 해서 임시 주차장으로 오르니 조감도 손님 말고는 주차하는 사람은 없었기 때문이다. 작업이 다 끝나면 오릿집 손님 꽤 주차할 듯싶다. 아무래도 많이 붐빌 것 같다. 이 일은 오릿집에서 문중에다가 건의한 일이며 시행은 문중에서 하는 거라 그냥 지켜볼 일이다. 뒤 주차장은 오릿집이 예전에 밭으로 쓴 땅이라 하니 나는 별 주장을 내 새울 수 없게 되었다.
진량에 다녀왔다. 에스프레소 콩이 급하게 주문 있었다. 여기도 빅 사이즈로 용기 갖추어서 커피를 팔고 있었다. 문제는 빅 사이즈가 트레이드마크가 없더라도 홀더까지 사재로 쓴다는 것은 조금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라 자초지종을 물으니 기존의 홀더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예전 같으면 사재로 사다 쓰시는 건 가맹 관련법에 위법이니 상표 이미지 손상에 합당한 대가를 내야 될 거라며 시정명령을 내렸을 것이다. 하지만 거저 보고 아니 좋은 인상만 찌푸리다가 나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매입 단가를 줄이면 얼마나 줄이겠는가! 하지만 그 돈도 크게 보았다면 영업에 또 지장이 있는 것이니 지켜볼 일이다. 나중에 운전하다가 차에 우리 홀더가 있어 끼워보니 잘만 들어간다. (상표는 상표고 가격은 또 높게 받고 겉포장은 상표가 아니고 아주 웃지 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이는 얼마나 고객을 우롱하는 처사인가! 무엇을 믿고 커피를 사다 마실 수 있겠는가! 만두피 안에 썩은 단무지를 넣은 것과 무엇이 다른가!)
정평에 들렀다. 근래 진행하는 교육사항을 들었다. 교육에 필요할까 싶어서 커피를 몇 봉 지원했다. 금액으로 보면 약 십만 원 상당이다. 커피를 자세히 볼 때, 교육과 기계는 커피 사업에 핵심이며 꽃이라 비유 놓을 만하다. 커피를 한다는 것은 거저 재미다. 어찌 보면 낚싯바늘에 꿴 지렁이 같다. 하나를 더 든다면 내부공간미 사업이다. 요즘 누구나 창작에 열의를 내뿜는다. 나만의 가게, 아지트는 누구나 꿈꾸는 것이기에 또 큰돈 들어가는 일이 아니니 한 번쯤은 커피 사업을 하고자 하며 또 해보고 싶다. 정작 이 세계에 2년 아니, 1년이다. 커피의 생리구조를 알고 나면 꿈은 여실히 깨지고 만다. 돈이 아주 궁핍하거나 여유가 없는 분은 아무런 미련 없이 손 놓고 만다. 강 선생은 참으로 커피를 잘하는 것이다. 커피 일 중에서 꽃이라 볼 수 있는 교육을 하며 기계까지 간접적으로 컨설팅하니까!
봉덕동에 다녀왔다. 전에 납품 들어갔던 제빙기에 관해 여쭙기도 하고 근래 너무 안 들려, 인사차 가게 되었다. 가게구조는 약 십여 평쯤 된다. 이번은 제과제빵 기계를 갖추려고 여러 군데 견적을 받은 상태다. 아마도 곧 제빵기계가 들어오지 않을까 싶다. 가게 점장 이 선생께서 본 기계는 조감도 매출에 견주어 보아도 버거운 기계다. 솔직히 커피집을 하면 오히려 로스팅 기계를 조금 뽐 때 나게 갖추는 것이 낫지 않을까 보이는 데 여기 따님은 빵 만드는 것이 좋다고 했다.
압량, 옆집 머리 희끗희끗한 공사 책임자가 와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놓고 간다. ‘보소! 저는요, 이 건물 공사할 때 옆에 성당에서 민원 참 많이 들어갔습니다. 그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도 잘되지 않더군요. 아무튼, 저도 미안하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큰소리쳤으니! 어떻든 간에 여기 커피는 팔도록 해주셔야 합니다. 그러니까 여기 길 막지 말란 뜻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단지 48
잘융합한콘크리트만먹는공룡이도로에떡하니서있습니다. 코끼리같은자본의긴코가신의드러나지않는음부를메웁니다. 중앙은꽃의전당이며오만한인간의고해성사로거듭날것입니다. 거르렁,가래끓는굉음으로꽃의주차장을위해꽃씨를토해놓습니다. 아직보이지않는꽃빙빙돌며교접하는일벌도수십마리날고있습니다. 꽃씨에묻은단물을먹습니다. 꽃씨는지금생리합니다. 절대자의힘으로벽을세울거며절대자의믿음으로보를만들겁니다. 자본의피를한껏빨아당기는꽃은발아중이며몇개월이면튼실하게자라하늘우러러볼것입니다. 냄새나는저꽃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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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