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7月 05日
맑은 날씨였다.
조선 제2의 성군이라 불리는 정조 임금께서 화성을 축조할 때 부역으로 동원한 백성에게 임금을 지급한 사실을 알 게 되었다. 부역은 백성이 담당하는 세금으로 나라의 법으로 정하고 있다. 당시 여러 신하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정조 임금은 신하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이곳이 한양보다 더 생기가 도는 장소로 발전하게 되었으며 전국의 장사꾼 또한 많이 모여들었다. 지금 생각하면 신도시개발 사업쯤으로 보면 좋을 듯하다. 그 당시 정조 임금께서 화성을 쌓은 이유를 들자면 첫째가 왕권 강화였고 둘째는 충성스러운 신하와 군사력이 필요했는데 이를 뒷받침하는 자금과 셋째는 이를 기반으로 아버지 그러니까 사도세자의 추모사업으로 연결하고자 하는 뜻이 있었다.
아침 일기를 이리 적는 이유는 정조는 1776년에 왕위에 즉위했다. 이때 서양은 경제학의 아버지, 혹은 시조로 일컫는 애덤 스미스가 ‘국부론(국가의 부(富)의 성질과 원인에 관한 고찰(考察) An Inquiry into the Nature and Causes of the Wealth of Nations)를 발간했다. 경제라는 말을 뜻깊게 쓴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은 애덤 스미스의 명언으로 남게 되었으며 분업의 중요성은 경제학의 발전을 도모한 계기가 되었다.
실학사상을 일찍 받아들이고 이를 채택하며 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던 임금 정조, 그는 깨어 있었다. 커피 시장이 날로 뜨겁다. 정조 임금은 커피를 마셔보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한다는 것은 분명히 세웠다. 이 뜨거운 커피 시장에 까딱 잘못하면 제 뜻을 바르게 펴지 못하고 오히려 소용돌이처럼 휩쓸려 지나갈 수도 있겠다. 나에게 실학사상과 같은 커피 일에 역할은 무엇인가? 보이지 않는 손에 휘둘리지 않을 이념은 또 무엇인가? 그것을 증대하며 살찌우는 방법은 또 무엇인가?
본점에서 오 선생과 커피 한잔 마셨다. 최 선생은 무슨 일이 있어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어제 제사였는지도 깜빡 잊고 허겁지겁 준비한 제수에다가 밤새우다시피 해서 사동에서 빵 굽고 본점에 와서 일 본다. 아내지만 안타까웠다. 모처럼 부탁한 드립 커피를 함께 마셨다. 오 선생은 꿈 이야기를 한다. 교육생이든 또 그 어떤 사람이든 꿈 이야기 들으면 가슴이 저릿하다. 꿈은 역시 무언가 간절함이 배여 있기 때문이다.
본부에서 기계를 어떻게 실을까 고민하다가 맏이를 불렀다. 키가 부쩍 큰 아이다. 이제는 무엇을 해도 요령이 없을 뿐이지 일도 제법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무거운 기계를 부쩍 드는 것을 보니 기특했다.
청도 동곡이다. 가게 상황은 전에 적은 바 있어 여기서는 적지 않는다. 허 사장과 함께 설치했다. 일요일 설치니 특별수당은 있어야 한다며 너스레를 뜬다. 에스프레소 기기를 설치하고 세팅했다. 내부공사하신 사장님도 옆에 있었는데 에스프레소 한잔을 소주잔에다가 담아 건넸다. 맛보기였다. 내부공사하신 사장님은 겉보기에는 오십은 족히 넘어 보인다. 목소리 허스키하다. 조금 거칠 것 같은 외모에 비하면 사람 참 좋다. 내부공사에 대해서도 기계 설치함에도 무언가 부족한 것은 없나 살피며 곁에서 지켜보는 사장은 드물기 때문이다.
운문에 다녀왔다. 그라인더 한 대 설치했다. 아메리카노만 전용으로 블루마운틴 커피를 쓰고 싶다고 했다. 동곡에 기계 들어간 상황을 알고 있었다. 더구나 주위 카페가 많으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자구책이다. 기계 설치할 때 손님이 많아 카페 안에 빈자리가 없었다. 물론 바깥에 내놓은 의자와 탁자에도 모두 섬섬 앉아 붐볐다.
사동 분점이다. 제빙기가 이상이 생겼다. ‘본부장님 얼음이 뭉쳤어 떨어져요. 위에는 얼음이 언 것 같은데 떨어지지 않네요.’ 점심 이후에 걸려온 전화였지만 오후 6시쯤에 들러 확인했다. 밸브 나간 것이 확신했지만 조금 더 지켜보기로 하고 나왔다. 8시쯤 다시 전화가 왔다. 틀에 꽉 끼어들어 간 제빙기를 끄집어낸다. 밸브를 뜯고 새것으로 교체하며 한동안 지켜보았다. 밤 10시경에 수리 완료했다. 각 얼음이 제 모양에 맞게 떨어진 것 보고 나왔다.
오늘은 몸이 부서질 정도로 힘이 든 하루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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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