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아, 뛰어내려라 / 마경덕
나무도 똥을 눈다, 따신 바람 불면 겨우내 묵은 꽃똥을 일제히 싸대기 시작하는데,
오동도 동백숲, 나무 가랑이 밑에 똥덩이 널렸는데, 여기저기 용쓰는 소리 들리는데, 햐, 디딜 데 없는 똥밭이다.
이 놈들, 사람이 곁에 와도 엉덩이 까놓고 볼일 본다. 그늘에 앉은 연인들의 어깨에 철퍽, 봄마중 나온 아지매 얼굴에 철퍽,
당최 나올 것이 나오지 않는다. 변기에 앉아 연신 끙끙대는 어머니. 무엇이 그리 단단히 막혔을까 길은 사라진지 오래. 살 길이 막막한 몸 속에도 길이 있다는데, 들어가면 나올 길도 있다는데,
욕실 문사이로 장작개비 같은 허벅지 보인다. 언제부턴가 문을 열어 두고 볼일을 보신다. 답답해, 답답해, 자꾸 문을 열어젖힌다. 콩알만한 붉은 똥을 누는 어머니. 서서히 몸이 닫히는 중이다.
전남 여수 출생
2003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 당선
시향동인
시집 <신발론>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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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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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모든 것에는 길이 있는데
어머님께서 막힌 길에서 답답해 하시는 군요,
안타깝습니다.
평상시 머릿속에 박혀있던 동백꽃의 이미지가 확 달라졌습니다.
여기 이런 훌륭한 테마 시 공간이 생겼네요.
잘 감상하고 많은 것 얻어 갑니다. ^^* |
200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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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나무 똥은 잿빛
으로된 단단한 구슬
크기에 알맹이 한두
면이 가버린 가냘푼
그리움 이걸로다가
열매를 방앗간에 가
서 짜다가 옛날에~
할머니들 께옵선 ~
동백기름 머리에 ~
바르셨디요 ~~~~
동백이 이름날리는
건 구혼식 할때~~
동백나무 잘라다가
거기다 꽃을 멋있게
메달아 양쪽어귀에
두고 혼례를 치루었
지요 구혼식이 바로
끝나면 동백나무에
달린 꽃 송이 꺽으려
고 난리가 납니다 ~, |
2009-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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