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시모음



로그인 

 
분류  Category
이름  
  (작성일 : 2011-06-03 10:41:29, 조회 : 1038) 
홈페이지  
  http://feelpoem.com
제목  
  민달팽이 / 정기복      


민달팽이 / 정기복


찌들고
거칠어진 허접쓰레기를
아침 햇살에나 씻겨볼 요량으로
어스름 새벽을 밟고 토함산 오른다
턱 밑까지 닿은 거친 숨을 쓸어내고 오른
산마루 정상엔
봄 갈대 사나운 갈퀴처럼 휘날리고
창파 시린 물도
쌀눈처럼 어여쁘다가,
두 살 난 아가 입술처럼 붉다가는
역정 난 황소눈깔보다 무서운 해도
내보이지 않은 채
바다로 향한 골짜기를 타고 오른
산발한 해무(海霧)만이
순간에 스러지는 소멸의 춤을 춘다
어지럼 빈속 한끼 공양을
떡갈나무에 맺힌 찬 기운으로 마치고 내려온
석굴암 앞마당 안개비 젖은 첫길을
본존불 지켜보는 줄도 모르고
집도 절도 걸칠 것 없는
민달팽이 하나 그 보드라운 흙살 밀고 끌고
지구 반 바퀴나 돌고 있었다


  
1994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어떤 청혼』 동시집『생각하는 로댕』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554   [억새] 억새 / 박남준        2009/10/26 1113
708   [염전] 붉은 염전 / 김평엽        2010/03/16 1111
977   [달팽이] 달팽이 성자 / 손창기        2011/06/03 1111
256   [저녁] 모네의 저녁 산책 / 조연호        2009/06/08 1110
537   [바람] 바람의 저항 / 고영        2009/10/13 1108
291   [여인숙] 여인숙에서의 약속 / 이정록        2009/06/22 1106
975   [달팽이] 달팽이 2 / 류인서        2011/06/03 1106
422   [사막] 떠도는 사막 / 오정국        2009/08/17 1105
483   [기차] 사람의 가슴에도 레일이 있다 / 오인태        2009/09/14 1104
1002   [기억] 기억의 고집 / 박진성        2011/12/27 1104
647   [거울] 그림자 거울 / 김찬옥        2010/01/18 1103
469   [역] 서울역 0시 10분전, 달콤한 잠 / 서안나        2009/09/08 1102
489   [기차] 밤은 몇 개의 서랍을 가지고 있다 / 김경인        2009/09/14 1102
1020   [거미] 거미장의사 / 박현웅        2012/02/17 1102
567   [골목] 달팽이집이 있는 골목 / 고 영        2009/11/09 1101
685   [소] 소 한 마리 / 김영준        2010/02/16 1100
989   [배꼽] 배꼽 / 황상순        2011/07/15 1094
183   [나무] 사과나무, 푸른 家系를 읽다 / 이영식        2009/05/11 1093
991   [배꼽] 배꼽 / 김충규        2011/07/15 1092
472   [역] 낙원역 탱화 / 문세정        2009/09/08 1089
470   [역] 강남역 / 박주택        2009/09/08 1088
1009   [기억] 헌책방에 대한 기억 / 서상권        2011/12/27 1085
628   [안개] 안개타운 / 신지혜        2010/01/04 1073
629   [안개] 안개주식회사 / 이영식        2010/01/04 1072
1007   [기억] 이상한 기억 / 송종규        2011/12/27 1067
631   [안개] 안개의 발바닥은 왜 검은가 / 박현솔        2010/01/04 1059
1021   [거미] 호랑거미 역사책 / 정연희  [1]      2012/02/17 1057
488   [기차] 역방향으로 흐르는 책 / 이은규        2009/09/14 1055
  [달팽이] 민달팽이 / 정기복        2011/06/03 1038
976   [달팽이] 달팽이 b를 찾다 / 강희안        2011/06/03 1023
555   [억새] 억새 또는 하얀 면도칼 / 김지향        2009/10/26 1018
692   [손] 게의 손 / 정다혜        2010/03/02 986
1001   [기억] 땡초의 기억 / 김구식        2011/12/27 977
1006   [기억] 붉었던 기억 / 조정인        2011/12/27 957
1008   [기억] 호두, 그 기억의 방 / 최옥향        2011/12/27 910
1004   [기억] 허방길에 대한 기억 / 배한봉        2011/12/27 878
1003   [기억] 기억의 누에 / 이일림        2011/12/27 854

[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 26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