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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6-08 09:16:36, 조회 :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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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 저녁 / 이용임      



  다, 저녁 / 이용임



  집들은 상한 발목을 깊이 묻었다
  오래 등을 구부렸지만
  날개는 돋지 않았다
  창문에 우울한 얼굴 하나씩을 기르며
  집들은 낡아갔다

  툭 튀어나온 쇄골만 남은 여자들이
  불을 지폈다
  굴뚝이 가는 날개뼈처럼 파닥거리는
  연기를 뱉었다
  문 두드리는 소리를 기다리며
  여자들과 문지방은
  귀 모양으로 구부러졌다

  드문드문 짚어놓은 듯
  하늘은 요란한 멍자국이었다
  바람이 데려간 아이들은
  소식이 없었다
  잃어버린 빨랫감처럼
  여자들은 꿈을 꾸며 흠칫 떨었다
  흐린 지붕의 그림자를 이마에 얹고
  길을 물고 있는
  집들은 썩은 이빨이 아팠다



  1976년 경남 마산 출생
  숙명여대 전산학과 및 동대학원 석사과정 졸업
  중앙대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200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현 ㈜핸디소프트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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