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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5-11 10:22:04, 조회 : 1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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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과나무, 푸른 家系를 읽다 / 이영식      




사과나무, 푸른 家系를 읽다 / 이영식


과수원길 걷는다
사과나무가 산모처럼 부풀어
푸른 家系를 이루고 있다

바람이 가지를 당겼다 놓을 때마다
사과나무는 어깨를 낮추어
어린 사과의 옹알이를 달랜다
불청객이 그늘로 바찍 다가서자
조심하세요
수유중입니다
곁가지가 내 입술에 손가락을 세운다

사과나무는
사랑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사과를 두 쪽으로 나누어 보라
몸 전체가 사랑이며 은유다

겨우 모양만 갖춘 풋것들
애기사과의 궁둥이를 만져보았다
가지 많은 나무
끌탕 가슴 졸여왔겠지
서로 뿌리를 대고 이파리로 감싸온
내력이 낯설지 않다

단물이 오르는지 온몸이 환해진다



경기도 이천 출생
2000년 [문학사상] 신인상 당선
시집 <공갈빵이 먹고 싶다>, <희망 온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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