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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7-06 09:18:31, 조회 : 13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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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없는 바다 / 서동인      




없는 바다 / 서동인


허리 구부리고 있다
하루의 썰물 위에 밀물 위에 뜨는
햇살 줍기 위해 구부린 세포들은
온통 새파란 손이 된다
부황든 조금의 바다 손금을 폈다
오므리면 닻을 내리지 못하는 사람들
파도의 힘줄에 힘없이 감겨져 버린다
없는 바다 위에 등대 깜박이면
두 주먹 날리고 싶던 부당한 노동의 세월
자맥질한다 부모님 전상서
눈물로 봉하고 바라보는 구로동 밤하늘에
별들은 촘촘히 박혀오지만
흉터처럼 흐를 줄을 모른다 흐르지 못한 쪽배들
작업장 재단사의 가위질을 놓치지 않으려
손놀림을 빠르게 쪽가위로 뜯어낸 실밥들이
다도해 품속에서 밤새도록 출렁이면
또 다른 섬을 낳고 또 낳고
겨울새 둥지 틀 해안선을 만든다
만선을 기다리는 기침 소리에
제 안의 해송 흔들, 허리를 편다
아직은 없는 바다 위에서



  
1971년 전남 여수 출생
2000년 제2회 청람문예제 시부문 최우수상
2001년 열린시조 평론 발표
2002년 리토피아 신인상
한국방송통신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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