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도 물도 사람도 붉어진다. 북에서 남으로, 산 정상에서 계곡으로 흘러내리는 지리산 단풍이 절정을 맞았다. 가슴이 설렌다면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지리산으로 향하라.  북쪽에서 내려온 단풍의 불길은 지리산에 그대로 옮겨 붙었다. 백두대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지리산 자락의 7푼(分) 능선까지 화염에 휩싸였다. 부지런한 등산객은 이미 산 정상을 타고 내려오는 단풍을 빠른 걸음으로 마중 나섰다. 피아골단풍제가 열리는 10월 마지막 주에는 지리산의 작고 낮은 계곡까지 그 불길이 번질 것이다.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산을 찾는다면 누구와 가든, 어떤 길을 따라가든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잠깐 머물다 사라지는 단풍만큼은 누군가와 동행해 맞으면 좋겠다. “붉게 물든 지리산 자락에 앉아 핏빛보다 진한 사랑을 고백하라”는 시구처럼 붉은 색을 뚝뚝 떨어뜨리는 지리산은 혼자보다는 둘, 둘보단 셋이 가는 게 더욱 좋다.
지리신이라 오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산자락을 뒤적거리면 ‘만만한’ 코스도 꽤 많다. 숨 가쁘지 않게 가족과 연인의 손을 잡고 오를 수 있는 트레킹 코스. 사방으로 뻗친 지리산 붉은 원정대의 행렬에 동참해 보자.
여유 있는 오름, 성삼재~노고단 지리산 단풍은 노고단에서 시작된다. 해발 1,507m의 노고단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히는 곳. 교만할 만한 높이를 갖고 있지만 노고단은 인간의 속내로는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마음을 지녔다. 산을 오르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그 문을 쉬이 허락한다.  해발 1,090m에 자리한 성삼재휴게소까지 차를 달려 올라간 다음, 한 시간 정도 천천히 등산하면 노고단에 이를 수 있다. “엄마, 발밑에 구름이 있어!” 대구에서 온 다섯 살 희원이의 목소리에 흥이 묻어난다. 다섯 살배기도 엄마 손을 붙잡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구간의 단풍은 군락을 이루지는 않는다. 그냥 낙엽송 사이로 단풍이 한 그루씩 박혀 있다. 하지만 노란빛이 도는 나무 사이로 붉은 단풍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해발 1,400m 지점에 위치한 노고단휴게소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넓게 뚫린 등산로보다 휴게소 왼편으로 난 작은 산책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운치 있다.
정상을 향해 걸음 내딛을 때마다 지리산은 감춰두었던 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단풍에 취해갈 때쯤 서쪽으로 뻗은 섬진강 자락을 한번 내려다보자. 산 아래 깔린 운해(雲海)가 하늘빛을 머금고 섬진강과 함께 너울댄다. 이 모습은 오로지 그 자리에 선 이들을 위해 준비한 지리산의 선물이다.
지리산의 붉은 토혈, 연곡사~피아골 “피아골 단풍은 산을 붉게 태우고(산홍),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에 녹아들며(수홍), 그곳을 거니는 사람까지 물들인다(인홍).” 피아골 단풍에 붙은 ‘삼홍’이라는 애칭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가을이면 단풍을 보려는 사람의 발길로 몸살을 앓지만, 피아골은 항상 아름다운 그림을 선사한다. 지리산의 탁월한 복원력은 매년 그만큼의 에너지로 피아골에 단풍을 피워낸다. 연곡사에서 시작되는 피아골은 주릉을 향해 40여 리에 걸쳐 이어지는데, 도로가 끊기는 직전마을에서 본격 등산로가 시작된다.
직전마을에서 40분쯤 올라가면 보이는 연주담에서 삼홍소까지 한 시간 거리가 피아골 단풍의 절정.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이와 흐름을 달리하며 굽이치듯, 단풍의 명암도 길을 따라 굽이굽이 그 빛을 달리한다. 진하게 붉어졌다가 옅어지는, 자연이 만들어낸 미학(美學)에 넋을 잃게 된다.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아름다움을 향해 차오르는 경외감을 전한다. 노고단과 천왕봉의 단풍 불길이 피아골 쪽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지리산 단풍 절경이 완성된다. 춘향의 붉은 사랑 고개, 육모정~정령치 애잔한 사랑이 감돌고 있는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춘향의 묘). 춘향의 절개만큼이나 높은 지대에 자리한 육모정에서 정령치로 향하는 드라이브 길이 시작된다.
해발 1,172m의 정령치 정상까지 이어지는 2차선 도로는 천 길 낭떠러지를 옆에 두고 이어진다. 길옆으로 괴석을 뚫고 자라난 단풍과 낭떠러지 옆에 위태로이 자리한 단풍이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기분이 들지만 수천, 수만의 단풍을 의지하고 그 길을 오른다.  다니는 차도 많지 않으니 느릿느릿 달려도 부담이 없다. 30여 분을 달리면 이 길목에 자리한 마지막 마을인 고천(高天)마을이 나온다. 단풍과 은행나무, 때 이른 수확에 잎을 모두 잃은 감나무가 엉켜 자란다. 뚜렷한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제법 운치가 있다.
뭉툭한 붓끝으로 그린 수묵화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여그서 화판 들고 와서 그림 그려간 화가가 겁나게 많당게.” 이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어른의 동네 자랑이 대단하다. 운봉읍에서 정령치로 가는 길과 만나는 고기리 삼거리에서 6km 정도 더 달리면 정령치에 도착한다.
노고단과 반야봉,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흐름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신없이 구불거리는 도로를 헤치며 달려온 보람이 있다. 급회전을 이루는 길을 천천히 달려 뱀사골로 향한다. 심원계곡의 차가운 물소리가 단풍의 붉은 열기에 힘을 잃었다.
정령치를 정점으로 오르고 내리닫는 황홀한 드라이브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F-details 호남고속도로 전주 IC에서 19번 국도를 이용한다. 구례에 이르기 전, 지천리에서 천은사 방면 861번 지방도로를 타면 천은사를 거쳐 성삼재에 오를 수 있다.
연곡사로 가기 위해서는 19번 국도를 타고 구례를 지나 외곡검문소에서 좌회전해 8km 정도 올라가면 된다. 정령치는 19번 국도를 타고 남원으로 진입, 주천에서 육모정을 찾아 737번 지방도로를 이용하면 된다. 지리산 단풍은 산을 붉게 태우고,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에 녹아들며, 그곳을 거니는 사람까지 물들인다.
북쪽에서 내려온 단풍의 불길은 지리산에 그대로 옮겨 붙었다. 백두대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지리산 자락의 7푼(分) 능선까지 화염에 휩싸였다. 부지런한 등산객은 이미 산 정상을 타고 내려오는 단풍을 빠른 걸음으로 마중 나섰다. 피아골단풍제가 열리는 10월 마지막 주에는 지리산의 작고 낮은 계곡까지 그 불길이 번질 것이다.
정상을 정복하기 위해 산을 찾는다면 누구와 가든, 어떤 길을 따라가든 문제 될 게 없다. 그러나 잠깐 머물다 사라지는 단풍만큼은 누군가와 동행해 맞으면 좋겠다. “붉게 물든 지리산 자락에 앉아 핏빛보다 진한 사랑을 고백하라”는 시구처럼 붉은 색을 뚝뚝 떨어뜨리는 지리산은 혼자보다는 둘, 둘보단 셋이 가는 게 더욱 좋다.
지리신이라 오르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많겠지만 산자락을 뒤적거리면 ‘만만한’ 코스도 꽤 많다. 숨 가쁘지 않게 가족과 연인의 손을 잡고 오를 수 있는 트레킹 코스. 사방으로 뻗친 지리산 붉은 원정대의 행렬에 동참해 보자.
여유 있는 오름, 성삼재~노고단 지리산 단풍은 노고단에서 시작된다. 해발 1,507m의 노고단은 천왕봉(1915m), 반야봉(1732m)과 함께 지리산 3대 주봉으로 꼽히는 곳. 교만할 만한 높이를 갖고 있지만 노고단은 인간의 속내로는 가늠할 수 없는 깊은 마음을 지녔다.
산을 오르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그 문을 쉬이 허락한다. 해발 1,090m에 자리한 성삼재휴게소까지 차를 달려 올라간 다음, 한 시간 정도 천천히 등산하면 노고단에 이를 수 있다. “엄마, 발밑에 구름이 있어!” 대구에서 온 다섯 살 희원이의 목소리에 흥이 묻어난다.
다섯 살배기도 엄마 손을 붙잡고 오를 수 있을 정도로 어렵지 않다. 성삼재에서 노고단 구간의 단풍은 군락을 이루지는 않는다. 그냥 낙엽송 사이로 단풍이 한 그루씩 박혀 있다. 하지만 노란빛이 도는 나무 사이로 붉은 단풍이 더욱 선명하게 느껴진다.
해발 1,400m 지점에 위치한 노고단휴게소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데는 10분 정도 소요되는데, 넓게 뚫린 등산로보다 휴게소 왼편으로 난 작은 산책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운치 있다. 정상을 향해 걸음 내딛을 때마다 지리산은 감춰두었던 붉은 속내를 드러낸다. 단풍에 취해갈 때쯤 서쪽으로 뻗은 섬진강 자락을 한번 내려다보자.
산 아래 깔린 운해(雲海)가 하늘빛을 머금고 섬진강과 함께 너울댄다. 이 모습은 오로지 그 자리에 선 이들을 위해 준비한 지리산의 선물이다. 지리산의 붉은 토혈, 연곡사~피아골 “피아골 단풍은 산을 붉게 태우고(산홍), 계곡을 따라 흐르는 물에 녹아들며(수홍), 그곳을 거니는 사람까지 물들인다(인홍).” 피아골 단풍에 붙은 ‘삼홍’이라는 애칭은 여기에서 비롯한다.
 가을이면 단풍을 보려는 사람의 발길로 몸살을 앓지만, 피아골은 항상 아름다운 그림을 선사한다. 지리산의 탁월한 복원력은 매년 그만큼의 에너지로 피아골에 단풍을 피워낸다. 연곡사에서 시작되는 피아골은 주릉을 향해 40여 리에 걸쳐 이어지는데, 도로가 끊기는 직전마을에서 본격 등산로가 시작된다.
직전마을에서 40분쯤 올라가면 보이는 연주담에서 삼홍소까지 한 시간 거리가 피아골 단풍의 절정. 시원하게 흘러내리는 계곡이 깊이와 흐름을 달리하며 굽이치듯, 단풍의 명암도 길을 따라 굽이굽이 그 빛을 달리한다. 진하게 붉어졌다가 옅어지는, 자연이 만들어낸 미학(美學)에 넋을 잃게 된다. 한 발짝 물러서서 그 아름다움을 향해 차오르는 경외감을 전한다.
노고단과 천왕봉의 단풍 불길이 피아골 쪽으로 번지기 시작하면 지리산 단풍 절경이 완성된다. 춘향의 붉은 사랑 고개, 육모정~정령치 애잔한 사랑이 감돌고 있는 남원시 주천면 육모정(춘향의 묘). 춘향의 절개만큼이나 높은 지대에 자리한 육모정에서 정령치로 향하는 드라이브 길이 시작된다.
해발 1,172m의 정령치 정상까지 이어지는 2차선 도로는 천 길 낭떠러지를 옆에 두고 이어진다. 길옆으로 괴석을 뚫고 자라난 단풍과 낭떠러지 옆에 위태로이 자리한 단풍이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 있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아찔한 기분이 들지만 수천, 수만의 단풍을 의지하고 그 길을 오른다. 다니는 차도 많지 않으니 느릿느릿 달려도 부담이 없다.
30여 분을 달리면 이 길목에 자리한 마지막 마을인 고천(高天)마을이 나온다. 단풍과 은행나무, 때 이른 수확에 잎을 모두 잃은 감나무가 엉켜 자란다. 뚜렷한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제법 운치가 있다. 뭉툭한 붓끝으로 그린 수묵화 같은 느낌이 전해진다.
“여그서 화판 들고 와서 그림 그려간 화가가 겁나게 많당게.” 이곳에서 평생을 살았다는 한 어른의 동네 자랑이 대단하다. 운봉읍에서 정령치로 가는 길과 만나는 고기리 삼거리에서 6km 정도 더 달리면 정령치에 도착한다. 노고단과 반야봉, 천왕봉에서 중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흐름이 눈앞에 펼쳐진다.
정신없이 구불거리는 도로를 헤치며 달려온 보람이 있다. 급회전을 이루는 길을 천천히 달려 뱀사골로 향한다. 심원계곡의 차가운 물소리가 단풍의 붉은 열기에 힘을 잃었다. 정령치를 정점으로 오르고 내리닫는 황홀한 드라이브는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STAY
노고단을 한눈에 지리산프라자호텔
노고단을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 위치한 지리산프라자호텔은 바, 연회장, 식당 등 편의시설을 갖추어 가족 단위 관광객이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 화엄사에서 10여 분 거리에 위치하며 노고단을 향하는 등산로 길목에 자리한다.
061-782-2171 가족실 20만원(주말-26만원)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지구 진입 도보 10분 www.hanwharesort.co.kr
다양한 시설이 자랑 프린스펜션
뒤로는 계곡이 흐르고 앞으로는 지리산이 펼쳐진다. 지리산의 하루를 앉아서 감상할 수 있을 정도로 좋은 전망을 가진 것이 최대 장점. 가족 단위 손님을 위해 캠프파이어와 바비큐 시설도 갖추었다. 061-782-0740 가족실 4만원(주말-5만원) 지리산국립공원 화엄사지구 진입 도보 5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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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T
향긋한 대나무 향기 지리산대통밥
찰기가 느껴지는 쫀득한 밥이 대나무통을 가득 채웠다. 죽염으로 간을 한 밥물로 지어 밥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게 먹을 수 있을 정도. 밥상 위에는 대통밥 외에 20여 가지 반찬이 함께 오른다. 맛의 고장임을 증명하고도 남을 솜씨가 느껴지는 반찬이다. 화학조미료는 사용하지 않으며, 죽염만으로 간하는 것이 특징.
061-783-0997 10:00~21:00 대통밥정식 1만원, 해물파전 5000원 구례읍에서 화엄사 방면, 스위스관광호텔 맞은편 www.tongbap.com
싸리버섯 전골이 일품 모아식당
지리산 아랫자락에는 산채요리를 메인으로 내건 음식점이 즐비하다. 그중 유독 현지인의 발길이 이어지는 곳이 있으니 바로 ‘모아식당’이다. 지리산 높은 지대에서 채취한 싸리버섯으로 끓인 전골이 가장 잘 나가는 메뉴. 요즘 들어 채취량이 줄어 어려움을 겪지만, 손 큰 안주인 덕에 넘치도록 넉넉한 버섯전골을 맛볼 수 있다.
061-782-4549 09:00~22:00 산채정식 1만원, 버섯전골 2만5000원 화엄사 입구 상가 밀집촌에서 200m | | |
여행지안내 (운영자 : 약초 농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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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여행 올 가이드 지리산 정상에서 계곡 트레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