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위하여
김 완 하
이 땅 어디에
산 없이, 봉우리 없이 새벽인가
강 없이 어찌 아침이겠는가
모진 눈발 속 버텨온 계룡산
기나긴 어둠 씻어온 금강이여
산이 어찌
강 없이 제 홀로 산인가
강이 또 어찌
산 없이 제 스스로 강으로 깊겠는가
캄캄함 안개 속 헤쳐 솟구친 태백산
참꽃 핀 마을 허리 굳세게 돌아오는 낙동강
아무리 밤이 깊어도
산은 가슴 깊이 뼈를 세워 일어서거늘
백번 새벽이 멀어도
맑은 빛으로 씻어
강은 가슴 깊은 눈물로 눕거늘
백두산과 낙동강이 만나 자유가 되고
두만강과 한라산이 끌어안아 평화가 되고
산 가득히 강을 품어 솟구치는 절정
강이 산 아래 고요히 적시며 깊어지는 평화
산과 강 하나 되는 진리
강과 산 그윽히 만나 깊은 열림이여
믿음으로 서는 산 하나 있어
첩첩한 이 어둠 깊지 않다
소망으로 적시는 강 한 자락 줄기차
이 벌판 막막함 넓지 않다
산과 한 줄기 강물 사랑으로 천리에 뻗치나니
산이 높아도 그 줄기 멈추어
강 한 자락 불러와 이마를 씻고
가슴 적신 후에야 그 산이, 산 아니겠는가
큰 힘 아니겠는가
강이 아무리 깊이 흐른다 해도
물굽이마다 산을 안고
몇 번이고 굽이쳐 흐른 뒤에야
제 물길 크게 열릴지니
그 잇닿음에 큰 길 훤히 트일지니
그리하여, 오늘 이곳에
하나의 산맥과 깊은 강물은 만나나니
뜨거운 기쁨으로 만나나니
산맥이여
큰 산 하나 낳지 않겠는가
강물이여 그 산을 두고
이 땅 차진 흙속 깊이 사무쳐
천번 만번 흐르지 않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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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초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