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금주의 읽을 거리
-저자: 부카
자연계의 식물과 동물에게는 선악이 없다. 또 살아 있기는 하지만 사상이 없는 인간의 육체에도 그것은 없다. 선과 악의 구별이 인간의 마음속에 생기는 것은 그 인간의 의식할 수 있는 능력과 이해할 수 있는 능력에 의해서이다. 인간의 마음에서는 젊은 시절부터 끊임없이 악과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 그리고 악과의 투쟁 장소로서 인간에게 가장 적당하고 많은 열매를 맺을 수 있게 하는 곳이 바로 그 장소, 즉 자신의 마음인 것이다. 그 이외의 장소에서는 투쟁은 인간에게 적당하지 않으며, 열매 또한 적다. 악으로 악을 대항하지 말라는 그리스도의 계율 역시 바로 이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그 계율은 악과의 투쟁 장소를 명료하고 정확하게 지정해 주고 있다. 그 장소는 자기 마음속이다.
총명한 사람은 누구나 강제적 수단을 사용하는 범위를 자기 몸, 자기 육체로 그 범위를 한정 시킨다. 왜냐하면 정신에 의해서 자신의 육체를 제어하는 일이야마로 정신의 사명이며 정신의 영양분이 되기 때문이다. 타인의 경우는 각자 나름대로의 주인이 있기 마련이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폭력적 강제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한 폭력에 의한 강제는 필요 없는 것이다. 악으로 악에 대항하지 말라는 계율의 목적도 바로 거기에, 즉 타인에 대한 폭력적 강제의 불필요서을 명시하는 데 있는 것이다.
한 개인으로서의 인간에 대해서, 그가 자신의 의사로 자신의 일을 처리할 수가 없다든지, 그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생활하기 위해서 그는 무엇을 요구받고 있는지 모른다든지, 대체 누가 그런 주장을 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주장한다는 것은,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삶의 방식에 대한 자유, 자신을 구제하거나 멸망시킬 자유, 이성적 존재자로서 살아갈 자유를 부정하는 일이 된다. 즉, 그것은 인간 자체를 부정하는 일이다. 인간의 의사가 때로는 그 존재 범위에서 일탈하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대채 누가 그 일탈은 필요불가결한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대체 누가 자신이 개인적으로 간섭하지 않으면 세상은 손실을 입을 것이라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이런 주장을 하다는 것은 신의 뜻만으로는 불충분하다고 말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하지면, 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 세상 악의 근원은 바로 사람들이 그 존재의 틀을 넘어서 자기 의사의 횡포를 허용하는 것, 즉 자신의 의사를 신의 의사의 자리에 앉히는 것에 있다. 이는 신을 모독하는 일이라는 사실을 악으로 악을 갚지 말라는 계명이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성공이 모든 것을 정당화 한다. 이기면 정의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육체의 세계, 동물의 세계, 이교도 세계에서의 진리에 대한 해석이다. 그것은 공허한 울림에 지나지 않는다. '진리란 무엇인가? 그 진리와 함께 너를 십자가에 못 박겠다!' 고 빌라도는 말했다. 하지만 그리스도는 진리를 보고 있다. 바로 그것과 반대편 극에 있는 진리를 보고 있다. 그에게는 지는 것이 승리하는 것이다. 만약 네가 남과 싸워서 폭력으로 상대에게 이겼다면 너는 절대 옳지 못한 것이며 진리는 너를 돕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진리는 억압받는 자들 속에 있으며, 억압받는 자들 속에 신이 존재한다.즉, 억압받는 자는 신의 영광을, 태초의 근본적 이성자의 영광을 자신의 몸으로 보여 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지상의 인간의 처한 상황이며, 얼핏 보기에는 비참한 듯한 그 상황에 놓여 있는 유일한 길은, 악으로 악을 대항하지 말 것, 사람과 다투지 말 것, 언제나 질 각오를 하고 있을 것, 신의 신성함에 복종할 것, 즉 올바른 종교, 올바른 인생관이라는 조명을 받고 있는 숭고한 길이다.
무저항은, 모든 투쟁을 종식시킴으로써 평화에 이르는 보다 확실한 길을 열어 주며, 투쟁과는 다른 정신적 상호작용의 장을, 그곳에서는 투쟁과는 다른 힘, 다른 관심이 작용하는 장을 확보해 줄 것이다. 이 세상에 처한 인간의 사명 역시, 예수가 악마의 유혹을 받았던 이야기와 니고데모와의 대화 속에서 나타 내신 것처럼 본래 신이 부여한, 사람들의 인간으로서의 사물에 대한 생각, 인간으로서의 사물에 대한 이해 능력을 해방하고, 무엇보다도 그것을 높이는 일에 바로 그와 같은 이성적 의식, 즉 사람의 아들을, 사람 속에 있는 신의 아들을 해방시키고 높이는 일 속에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악에 대항하지 않는다는 것은 신의 아들을 일깨워 부활시키는 일이며, 그리스도를 부활시키는 일이다. 그리고 악에 대항하는 것은 그리스도를 박해하고 싶자가에 못 박는 일인 것이다. 인간은 이성적 존재자이다. 이성적 존재자의 특징은 이성의 승리, 이성에 의한 지배에 있다. 이성의 승리, 이성에 의한 지배를 의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악을 바라는 마음과 번뇌를 잠재울 필요가 있다. 한 개인의 생활에 있어서도, 모든 민족의 사회적 생활에 있어서도 악을 바라는 마음과 번뇌, 오만함, 재판, 권력, 폭력에 의한 강제라는 지반 위에 이성의 지배는 뿌리내리지 못한다. 악에 저항하지 말라는 계율에 의해서만 우리의 생활 속에 그 예지의 원리가 실현될 수 있는 것이다.
사물에 대해 생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은 신에 의해서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부여된 것이다. 그리고 복음서에서도 무엇보다도 그 능력을 존중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 형제를 대하여 어리석은 자라 하는 자는 공회에 잡히게 되고 미련한 놈이라 하는 자는 지옥 불에 들어가게 되라라.' 마태복음 5장 22절 <단 킹제임스 흠적역본 참조>
인간의 영혼만이 그 사물을 생각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통해서 결합과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 인간의 영혼 외의 세계에서 모든 존재자는 자신을 세상의 그 무엇보다 사랑하는 것이다. 악에 대항하지 말라는 가르침은 악과의 참된 투쟁의 장소를 사람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영혼 밖의 세상인 분열과 적의의 세상과, 영혼 속의 세상인 결합과 사랑의 세상과의 영원한 모순, 대립의 문제를 해결하고 그로 인해서 예수가 나다나엘에게 진심으로 '하늘이 열리고 하나님의 사자들이 인자 위에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보리라(요한복음 1장 51절).' 고 말씀하신 것처럼 사람들을 유일한 신의 나라로 통합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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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언, 고사성어 (운영자 : 김은주, 노을지는언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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