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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엘림소(작성일 : 2008-09-29 13:47:47, 조회 :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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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추같은 매운 그리움/좋은생각/국화       [게시물 소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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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추같이 매운 그리움 /좋은 생각. 예화 ♣

시인 고은님은 어릴 적부터 남달리 영특해
‘이 놈이 커서 큰 일을 하려나보다’ 하고 생각한
그의 아버지는 아들에 대한 정이 애틋했다고 한다.

그러나 열아홉에 집을 나가 한동안 소식이 없던 아들이
갑자기 중이 되었다는 말을 들은 아버지는 처음에는
충격으로 아무 말이 없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이 갈수록 아들에 대한 실망보다는
보고 싶은 마음이 더했다.
자꾸만 아들의 이야기를 꺼내는 남편의 심정을 헤아린
어머니는 먹을 것이며 입을 것을 이것저것 챙겨 주며
그렇게 보고 싶다는 말만하지 말고 찾아가 보라고 했다.

아내가 싸준 보따리를 하나 들고 아들이 있다는
절을 혼자 찾아갔더니 마침 외출하고 없었다.
아들이 돌아오면 자신이 왔다는 것을 전해달라고 부탁하고는
근처 여관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반나절이 지났을까?
키가 훨친한 한 젊은이가 방으로 들어와 무릎을 꿇는 것이었다.
큰 키에 놀라 올려다보니 자신의 아들이었다.

아버지는 반가움에 목이 메이는데, 입을 뗀 아들의 첫마디는
“저 여기서 공부 잘 하고 있습니다.
걱정하지 마시고 돌아가십시오”라는 것이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아들을 만난 반가움도 잠시 화가 치밀어
뺨이라도 한 대 치고 싶은 심정이었다. 화를 겨우 참고 있으니
자신의 말이 지나쳤다 싶었던지 “제가 보고 싶으면
이 사진을 보십시오. 그리고 앞으로는 찾아오시면 안 됩니다” 하며 ]
명함 만한 사진 한 장을 아버지에게 주었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는
“고추같이 독한 놈, 고추같이 매운 놈”이라는 말을 연신 하며
사진을 사진틀에 끼워 넣고 그 사진 옆에 붉은 고추
하나를 꽂아두었다.
아들이 보고 싶으면 사진을 들여다보았다.
보고 또 보아도 아들이 보고 싶으면 사진 옆의 고추를 보았다.
고추같이 독하고 고추같이 맵던 아들을 떠올리며 보고 싶은
생각을 없애려고 했던 것이다.

출처 : 월간 좋은 생각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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