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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5-11 10:02:59, 조회 :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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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살나무 / 류인서      



화살나무 / 류인서


화살나무는 온몸으로 화살나무다*

내 정원의 화살나무는
그 붉디붉은 그늘을 몇겹 유리질 허공과 맞바꾸고 있다
차고 딱딱한 그의 허공 속으로
가차없이 파고드는 강파른 바람의 몸

흔들리는 진공의 별을 표적으로
그가 쏘아올린 화살이란 게
저렇듯 서슬 퍼렇게 갈기 세운 저의 몸이면
그가 지닌 비장의 무기는 바로
금강의 화살촉, 가지 끝
투명한 겨울눈인가

그의 몸에 지느러미처럼 달린 각질의 날개는
뼛속에 감추고 있던 하늘이 바깥으로 비집고 나온 것일 뿐
흔적기관으로서 날개란 단지
마음이 가닿고 싶은 하늘의 바다의 표정임을

언제는 황록빛 꽃의 중심에서
바깥의 뜨거운 겨드랑이짬에서
가시로 박혀있는 그의 별을 만난 듯도 하지만

그가 풍경으로 있는 내 정원은 이맘때쯤이면
늘 낮은 지층 유황냄새만 자욱하다



* 황지우의 시 <겨울 - 나무로부터 봄 - 나무에로 >에서 변용



대구 출생
2001년『시와 시학』등단
부산대학교 대학원 국어국문학과 수학
시집<그는 늘 왼쪽에 앉는다><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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