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시모음



로그인 

 
분류  Category
이름  
  (작성일 : 2009-07-27 09:40:48, 조회 : 1293) 
홈페이지  
  http://feelpoem.com
제목  
  숲은 고스란히 나를 / 강신애      




숲은 고스란히 나를 /  강신애

                    
쏙독새 따라다니다 길을 잃었다
나무 높은 가지에서 다른 가지로 건너뛰며
나를 숲의 더 깊은 곳으로 이끌었다
번개 맞은 듯 까맣게 척추가 흰 나무 앞에서
문득 새소리도그치고, 두근거렸다
함석 차양에 빗방울 떠어지는 소리로 가랑잎 굴러다니고
한 발 앞으로 내디뎠을 때
숲은 고스란히 나를
낙엽 도토리 밤송이 껍질 수북한 골짜기로 빠뜨렸다
서걱이는 몸 일으켜 숲이 흘린 꿈,
허파에 하나씩 주워담기 위해 심호흡을 했다
쏙독새가 나무에 줄을 매고 빙빙 머리 위를 돌았다
이렇게 한 사흘 숲에 취해 있으면
살갗에서 가지, 이파리가 뻗어나가고
발바닥에 스멀스멀 잔뿌리가 돋아날 것 같았다
온몸으로 밀림이 된 내 팔다리를 타고 오르며
쏙독새가 고립무원 우는 소리를
나는 가만히 취한 듯 듣고 있었다  



1961년 경기도 강화에서 출생
1996년 『문학사상』 신인상에 시 「오래된 서랍」 등이 당선
시집 『서랍이 있는 두겹의 방』창비, 2002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398   [숲] 숲에 관한 기억 / 나희덕        2009/07/27 1618
397   [숲] 서어나무 숲에서 / 복효근        2009/07/27 1370
396   [숲] 숲 / 이정록        2009/07/27 1596
395   [숲] 숲으로 된 성벽 / 기형도        2009/07/27 1314
394   [숲] 숲 / 문인수        2009/07/27 1268
393   [숲] 그 숲엔 무수한 뼈가 있다 / 김충규        2009/07/27 1209
392   [숲] 나는 불 꺼진 숲을 희망이라 말하고 싶다 / 고영        2009/07/27 1364
391   [숲] 숲 / 손진은        2009/07/27 1210
390   [숲] 숲 / 함순례        2009/07/27 1315
389   [숲] 당나귀 귀의 숲 / 최정례        2009/07/27 1228
388   [숲] 12월의 숲 / 황지우        2009/07/27 1383
387   [숲] 숲 / 이영광        2009/07/27 1332
  [숲] 숲은 고스란히 나를 / 강신애        2009/07/27 1293
385   [숲] 그녀의 숲 / 안시아        2009/07/27 1355
383   [여자]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2009/07/20 2454
382   [여자] 미스 물고기 / 김경선        2009/07/20 1375
381   [여자] 자판기 혹은 그녀 / 서안나        2009/07/20 1296
380   [여자] 남해 금산 / 이성복        2009/07/20 1371
449   [가을] 가을에 / 김명인        2009/08/31 2249
379   [여자] 복숭아 밭에서 온 여자 / 유홍준        2009/07/20 1344
378   [여자] 홍어 / 박일        2009/07/20 1395
377   [여자] 느티나무 여자 / 안도현        2009/07/20 1519
376   [여자] 실감는 여자 / 길상호        2009/07/20 1294
375   [여자] 광고지 돌리는 여자 / 문성해        2009/07/20 1255
374   [여자] 여자는 몸의 물기를 닦는다 / 이원        2009/07/20 1359
373   [여자] 바이올린 켜는 여자 / 도종환        2009/07/20 1959
372   [여자] 가방, 혹은 여자 / 마경덕        2009/07/20 1287
371   [여자] 그 여자의 세탁소 / 임동윤        2009/07/20 1264
369   [여자] 체(滯) 내는 여자 / 손세실리아        2009/07/20 1401
368   [여자] 황금비율의 여자 / 안효희        2009/07/20 1494
367   [여자] 교정 보는 여자 / 김기택        2009/07/20 1181
366   [여자] 옥탑방 여자 / 문정        2009/07/20 1306
365   [여자] 늙은 여자 / 최정례        2009/07/20 1531
364   [여자] 꽃을 굽는 여자 / 김륭        2009/07/20 1448
363   [여자] 모래 여자 / 김혜순        2009/07/20 1267
362   [비] 비 지나가는 저수지 / 문태준  [1]      2009/07/13 1689
361   [비] 흘러내리다 / 송종규        2009/07/13 1809
360   [비] 소나기 / 이용임        2009/07/13 1867
359   [비] 오동나무는 젖어서 소리한다 / 구재기        2009/07/13 1431
358   [비] 비 혹은 피 / 복효근        2009/07/13 1364

[1][2][3][4][5][6][7][8][9][10][11][12][13][14][15][16] 17 [18][19][20][21][22][23][24][25][26]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