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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7-19 09:35:57, 조회 : 1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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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집 / 나혜경      


매미 집 / 나혜경


마음이 날아가 버리자
아, 하고 놀란 빈 몸만
나무 줄기를 꼭 붙들고 있다
알이 애벌레로 다시 성충으로 자라던
매미의 일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몸
여름 한철 시끄러움까지 낳은 몸
집 나간 자식 기다리듯
불 끄지 못 하는 환한 몸이 있다

식구들 떠나고 허물만 남은 집
어, 하고 입을 벌린 채
세상 쪽을 난처하게 바라보고 서 있다
아이가 어른이 되어 아이를 낳은
가계를 다 꿰고 있는 집
아이가 우화하여 떠난 집
차려 놓은 지 오래인 듯
식은 밥상 같은 검은 집이 있다




1964년 전북 김제 출생
1992년 <시와의식>을 통해 작품활동을 시작
2003년 시집 <무궁화, 너는 좋겠다> 문학과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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