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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1-04-19 09:08:36, 조회 : 1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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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곽의 달 / 김충규      


유곽의 달 / 김충규


유곽에 떠오르는 달, 앓고 있다
달은 유곽의 창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유곽의 창마다 쇠창살이 집요하다
하루에도 몇 차례 까무러쳤다 부활하는
그 여자는 유곽에서 병을 얻었다
한때 그녀는 쾌활하였으나
이제는 뼈마디의 물기가 다 빠져나갔다
아무도 그 여자에게 연민의 눈길을 보내지 않는다
그 여자의 흐느낌을 제 속에 고스란히 받아 옮긴 달,
달 속에는 그 여자의 흐느낌이 출렁거리며 협곡을 만들고 있다
저 달은 내 무덤이야, 그 여자는 중얼거린다
어둠으로 질척거리는 그 여자의 눈 속에
몰래 키운 달의 사생아가 살고 있다
그여자가 흐느껴 울때 눈 속의
달의 사생아도 흐느껴 운다

유곽에
그렁그렁 떠오른 달,
그 여자때문에 흠씬 앓고 있다




1965년 경남 진주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졸업
1998년 《 문학동네》문예공모 시 당선
시집 『 낙타는 발자국을 남기지 않는다』『물 위에 찍힌 발자국 』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오월문학상 수상
미네르바 작품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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