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전거 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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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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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약력 ▒
△ 1951년 경북 영일 출생
△ 대구교대 졸업
△ 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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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
이상윤
자전거를 탄다.
누가 볼까봐
마치 나쁜 짓 하는 아이처럼
몰래 자전거를 탄다.
자전거 타는 일은
재미있고 신나는 일.
그렇지만 내 마음은 아직도
그게 아니다.
타다가 넘어져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툭툭 일어나야 하고
톱니바퀴에 옷이 찢어져도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한다.
언제나 보는 이 없으면
오리처럼 뒤뚱뒤뚱 타다가도
누가 보면 재빨리
쉬는 듯 딴청을 부린다.
그럴 때마다 자전거는
내 마음을 위로하듯
반짝반짝 빛나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지만,
나는 안다.
아직도 나에겐 시간이
더 필요하고
넘어지고 다쳐서 단단해지는 아픔
있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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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먼저 응모작품 전체를 개괄적으로 읽으면서 느낀 것은 소재 선택의 참신성과 시적 표현의 독창성이 부족한 작품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다. 또한 성인 의식의 지나친 표출과 유아 발상적인 시어 사용 등 동시로서의 눈높이에 대한 아쉬움도 있었다.
몇차례 거듭 읽고 최종심에 올린 작품은 박미숙씨의 '줄장미', 신용빈씨의 '땅강아지', 최병상씨의 '겨울 봉숭아', 박미림씨의 '풀', 전세중씨의 '할머니의 도시락', 박경희씨의 '냉이', 이상윤씨의 '자전거 타기' 등 7편이다.
박경희씨의 '줄장미'와 전세중씨의 '할머니의 도시락'은 시의 구조와 동시로서의 시적 표현은 돋보였으나 주제 전달을 위한 메시지가 분명하지 못했으며, 최병상씨의 '겨울 봉숭아'는 시조 형식의 간결하고 명쾌한 시적 표현에 호감이 갔으나 작품의 전체적 분위기가 정경묘사에 그친 것이 흠이었다.
또한 신용빈씨의 '땅강아지'와 박미림씨의 '풀'은 주제 의식은 매우 튼튼했으나, 불필요한 어휘 사용 등 함축미의 부족으로 시적 긴장감이 떨어지는 것이 결점이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작품은 박경희씨의 '냉이'와 이상윤씨의 '자전거 타기'였다. '냉이'는 추운 겨울을 이겨내는 냉이의 끈질긴 생명력을 나타내고자 한 주제 의식이 뚜렷하고 시의 흐름이 매우 적절했으나, 쉬운 문장이기는 하지만 은유적인 표현이 동시로서의 난해성이 염려되는 아쉬움이 있었다.
'자전거 타기'는 어린이들의 생활 속에서 찾아 낸 소재라는 점이 우선 눈에 띄었다. 또한 상황 전개의 구체성과 동적(動的)인 표현, 그리고 동심을 바탕으로 한 시(詩) 속 화자의 심리묘사 등 시의 이미지를 분명하게 구사한 능력이 매우 돋보였다.
그러나 동시로서는 다소 긴 호흡과 교훈성 노출 등 염려스러운 점이 있었지만, 함께 보내온 나머지 6편의 작품을 살펴볼 때 동시를 빚는 시적 형상화 능력을 높이 평가할 수가 있어 이상윤씨의 '자전거 타기'를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훌륭한 시인으로 대성하기를 바란다.
권영세(아동문학가)
[당선소감-어른들 가슴 속에 동심 심고파]
글을 쓰는데도 배경이 필요할까? 부끄럽게도 나는 여태껏 이 물음 앞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리고 그저 물 흐르듯이 세상을 살다가 때가 되면 꽃잎 하나 지듯 가고 싶다는 소망을 하면서도, 내 하는 일에 관한 한 쉽게 욕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한 번쯤은 어느 길을 가든지 신춘문예라는 문을 지나가 보고 싶었는데, 이제 그 기다림을 이룰 수 있어 정말 기쁘다. 그리고 무엇보다 욕심을 지우고 살 수 있을 것 같아 더욱 기쁘다.
한때는 시조가 갖는 깔끔한 맛과 수필이 주는 부드러움에 매료되어 길가는 여자 훔쳐보듯 기웃거리기도 하였지만, 이제 비로소 제길로 돌아온 느낌이다.
시가 내 삶의 전부가 될 수 없고 나 또한 온전히 시의 삶을 살수가 없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며 바라보며 꽃 지는 날까지 그리움으로 걸어가야겠다. 당선작으로 뽑아주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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