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5月 30日
오전에 비가 왔다. 오후에는 흐렸다.
토요 커피 문화 강좌를 열었다. 오늘도 새로 오신 분 한 분 있었다. 교육내용을 소개하며 커피에 관해 궁금한 점 있으면 질문할 수 있는 시간을 드렸다. 한 분께서 교육내용에 관한 질문이 있었다. 그러니까 정식교육을 받게 되면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물었다. 아주 간단하게 말씀드렸는데 커피 이론과 로스팅 그리고 라떼와 기타 메뉴 순으로 잇는다고 했다. 물론 두 달여 간 교육을 받아도 부족할 수 있을 거라며 그 부족한 것은 실습으로 배워나가도록 배려한다고 했다. 창업교육이다.
압량은 요즘 옆집 성당에 대공사가 시작되었다. 대학생을 위한 어떤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건물 짓는다고 했다. 공사가 삼 일째 진행하는 모습을 지켜보게 되었다. 전에는 마당이 다소 높았다. 이 높은 마당이 도로 면과 거의 일치하도록 땅을 파 내었다. 이 땅을 파내는 과정에 화단에 조성한 나무가 캐내어 지고 토막토막 났다. 수종도 그렇지만 제법 큰 나무로 인해 주위 사람에게 적지 않은 풍경을 안겨다 준 나무였다. 매년 벚꽃이며 목련 꽃을 보았는데 볼 수 없게 되었다.
점심을 가족과 함께 먹었다. 외식했다. 경산 대평에 자리한 무슨 갈비집인데 냉면도 함께하는 집이었다. 이 집은 주차장이 이층과 삼층에 있다. 건물 일층만 매장으로 사용한다.
경산 은혜로 교회에 에스프레소 기계를 설치했다. 전에 압량에서 교육받은 김 씨가 있었다. 기계에 들어가는 전기용량이 맞지 않아서 전기업자가 오기도 했다. 주말이면 늘 바쁜 입 툭 튀어나온 허 사장이 와서 약간 도와주었다. 전기업자가 전기시설을 해놓은 뒤 버튼마다 알맞게 추출할 수 있게끔 세팅했다. 교회 안이 깔끔하고 기계를 설치한 공간 또한 너르고 좋았다. 햇볕이 잘 들어올 수 있도록 창이 많아서 그런지 에스프레소 기계가 예쁘게 보였다.
오후, 집에서 한 시간 쉬었다. 5시쯤 본점에 나가 책을 읽으며 보냈다. 팔공산에서 오신 손님인데 단골손님이다. 바(bar) 안쪽에서 본점장은 샤케라또라는 메뉴를 하는지 씩씨그덕-씩씨그덕 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세이커 흔드는 소리였다. 나중에 물으니 단골이라 서비스했다며 말했다. 9시쯤 압량에 나가 동원이와 함께 마감했으며 곧장 사동에 가 책을 읽으며 쉬었다. 정의가 ‘본부장님 드립 한 잔 해드릴까요?’하며 물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도 커피가 당기지 않았다. 하지만 한잔 달라고 했다. 정의가 싱긋이 웃었다. 11시에 사동을 마감하고 곧장 본점에 들어가 성택군 마감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11시 40분에 본점 마감했다. 11시 45분 본부에 들어와 일기를 마친 지금 시각 12시 30분 지난 30일 일기를 모두 마감한다.
단지 24
아침이면바짝마른입처럼
뻥뚫은목구멍처럼
천장만바라보다가
천년가뭄에소나기맞듯흠뻑적셔도보고
띄엄띄엄오가는바다에뜬섬처럼
유랑하다가
빈그릇루주발린숟가락도
담뱃내나는물잔도
게걸스럽게빨아당기는토네이도에
궁예보다가
까만티입은사내가오고
해는저물어
습내나는밑구멍도닦아주고
털신같은솜뭉치가지런히놓고
노란고무장갑벗어걸쳐놓고
아직도탄탄한어깨에걸쳐놓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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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