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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3-02 09:11:16, 조회 : 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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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의 손 / 정다혜      


게의 손 / 정다혜    


백화점 생선코너, 같은 원산지 바다 떠나온
게 두 마리 서로를 꽉 물고 있다
손 꼭 잡은 어린 형제처럼
손놓으면 바다로 돌아가는 길 잃어버릴까
서로가 서로를 끝끝내 놓아주지 않고 있다
게가 손잡는다는 것은 저 껍질 깨는 상처
그 상처에 제 생갈 썩어 들어가는데
나는 잡은 손 놓아주지 않는
무서운 동행이 부러운 것이다
사랑으로 놓지 못할 손 있다면
손놓지 않고 함께 죽을 사랑 있을 것이다
운명이 죽음을 향해 게처럼 옆걸음 쳐도
결코 놏지 않는 손, 저 게의 손
지금 나의 손잡고 있는 손 있는가
레테의 강 건너갈 때
내 손 잡아 줄 손 있는가, 죽음이
운명의 바다에서 다시 나를 건져 올릴 때
저 게처럼 내 손 잡아 줄 손 있는가




1955년 대전 출생
《열린시학》 신인작품상 당선
민족문학작가회의 울산지회 회원
서정시마을 상임고문
경희사이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졸업
시집『그 길 위에 네가 있었다』,『스피노자의 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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