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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7-20 09:58:26, 조회 :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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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고지 돌리는 여자 / 문성해      




광고지 돌리는 여자 / 문성해


신종 아파트 분양 광고지를 돌리는
늙은 여자의 뒤에서
플라타너스 한 그루
나무 밑동에  
삐죽이 새파란 잎사귀 몇 개를 달고 서 있다

어서 어서 삐라를 뿌리듯 광고지를 돌리는
일일 노동자 여자의 뒤에서
아무도 받지 않는 나뭇잎 몇 장을  
간절히 내밀고 서 있다

점심도 굶은 채
수 천 장의 광고지를 돌린 여자는
저녁이 되어서야 집으로 돌아간다
광고지 속의 아파트가 아닌 허름한 대문간 속으로

한번도 제대로 읽히지 못한 광고지들이
서부영화 속인 양 휘날리는 보도 위로
아직도 나뭇잎 몇 장을 흔들고 서 있는
나무 앞에서

누구인가
푸른 죽순 물이 뚝뚝 듣는 손으로
그것을 받아 읽어줄 사람은,





경북 문경 출생
영남대 국문과 졸업
1998년 ≪대구 매일신문≫ 신춘문예 시 당선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시<귀로 듣는 눈>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 시작
시집 <자라><아주친근한 소용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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