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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1-01-03 09:46:10, 조회 : 13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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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물에도 지붕이 있다 / 김찬옥      


강물에도 지붕이 있다 / 김찬옥

  
강물이 햇살을 받아 물의 지붕을 짠다

은빛 지붕 속을 들여다보면

검은 비닐봉지와 똥덩이가 둥둥 떠다니고

붕어 잉어 송사리들이 떼지어 다니며 물의 살점을 뜯어 발긴다

짓무른 가슴팍엔 깨진 병조각들이 박혀있고

시도 때도 없이 속을 후벼 파는 낚시 바늘들  

해는 산 너머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는지

높은 산그늘이 밀려와 한나절 진을 치고

허리까지 차오르는 앙금을 다독이며

휘청대는 물풀들을 품에 끌어안는다

바람이 일렁이며 바짝 얼굴을 들이댄다

강물은 은비늘 촘촘히 은빛 지붕을 짠다



전북 부안 출생
1996년 <현대시학> 을 통해 작품활동 시작  
2002년 시집 <가끔은 몸살을 앓고 싶다> 새미
2009년 시집 <물의 지붕> 종려나무
수필집 <사랑이라면 그만큼의 거리에서>
현재 <광명 사회체육센터유아스포츠단>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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