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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7-19 09:43:42, 조회 : 1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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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미 / 김두안      


매미 / 김두안


걸포동 삼거리에 소나무 한 그루 서 있다
노파가 마을회관 유리문을 찢고 나온다
등에 젖은 그림자가 달렸다
노파는 다리 굽혀 허리를 편다
눈을 감고
이층집 옥상 위 해를 쳐다본다
소나무 옹이 닮은 얼굴에서 송진 냄새가 난다
아- 벌어진 입
한없이 길고 고요한 울음 고여 있다
노파가 그림자를 얇게 펴며 계단을 내려간다
손을 뒤로 접고 그림자를 끌며 사라진다
삼거리에 부식차 확성기 소리 왕왕 들려온다
이층집 구멍가게 할머니
그늘 깔고 앉아  
한쪽 날개를 꺾어 부채질하고 있다
그늘 속에서 몸이 잘 마르는 소리 들린다




1965년 전남 신안군 임자도 출생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시집으로 『달의 아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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