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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5-18 11:16:56, 조회 :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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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과 잠자리 / 김두안      


돌과 잠자리 / 김두안


잠자리 한 마리 돌 위에 앉아 돌을 읽는 동안

나팔꽃 한 줄기
나뭇가지 그림자 위에 헛발을 딛습니다


잠자리 한 마리 돌의 중심 갸웃갸웃 읽어 가는 동안

사내는 나무 그늘 밑으로 손그림자 가만히 내밀어
확 잠자리 꼬리 잡아 봅니다

떴다 앉았다

잠자리 한 마리
비밀스럽게 얼굴 가리고 돌의 한쪽 모서리 다 읽어 가는 동안

마당가에 해바라기
먼 길 바라다보다 까맣게 익은 얼굴 떨굽니다

이제 기다림이
사내의 한쪽 모서리를 초조하게 읽어 가는 동안

구겨진 돌멩이 다시 제 몸을 부풀리고 있습니다



1965년전남 신안군 임자도 출생.
임자중- 목포 영흥고 졸업.
2006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에 〈거미집〉이 당선되어 등단.
시집으로 『달의 아가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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