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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5-18 11:33:07, 조회 :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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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몸 속을 구르는 돌 / 이기홍      


내 몸 속을 구르는 돌 / 이기홍


긴 잠에서 일어나 무거워진 몸 확 비틀자
우두둑 몸속에서 돌 구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목에서 떨어진 돌들이 등허리 타고
발등으로 굴러 나왔다
오래도록 주어다 차곡차곡 쌓아올렸던 돌들
종일 문 걸어 닫고 나의 탑신(塔身)을 점검해보았다
탑 허리께 굄돌 몇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었다
어여뻐 주어다 괴었던 돌이 너무 삐죽 나와 있었구나
그 동안 몸속에서 뭔가 톡, 톡 소리가 나더니
내 다리 걸어 넘어트리던 게 바로 너였구나
이젠 주변 굄돌과 잘 어울리는 돌을 찾아 나서야겠다
벌레들도 놀다가고 이끼도 적당히 낀 돌을 가져와
비바람에 흔들림 없는 탑을 새로 쌓아야겠다 높진 않아도
먼 길 가다 어둠이 밀려오면 등불 올려놓기 좋은,
고샅길 나그네 한숨도 넉넉히 받아 줄 수 있는
그러자 몸 속 돌 구르는 소리가 멈췄다


2005년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 문예창작전문가과정 수료
2007년 [세계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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