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시모음



로그인 

 
분류  Category
이름  
  (작성일 : 2010-06-01 16:24:59, 조회 : 1196) 
홈페이지  
  http://feelpoem.com
제목  
  저수지 / 이영광      


저수지 / 이영광


마른 아랫배가 쩍쩍 갈라지자 저수지는
물 빠진 빈 그릇이 되었다
저수지 만한 입을 가진
커다란 울음이 되었다

울음은, 풍매화 홀씨들을 공중에 날려 보내는
텅 빈 바람으로 만났다가
돌아와 꽃대궁을 흔드는 고요로 머물다가
마른 땅 밑 먼 수맥을 울린다

저 물 빠진 황야로 걸어 들어가
한나절을 파헤치던 사람들과
주둥이를 빼고 목메다 간 산짐승들의
발자국을 만지는 약손이 된다

작은 울음들이 목청껏 울고 간 먼 골자기까지가
울음의 커다란 입이다
챙챙거리는 소리들이 간신히 잠든 지층까지가
울음의 고요를 타는 입이다

나는 울음의 입속으로 걸어 들어가
귀기울여본다.
큰 울음은 작은 울음들로 빽백하다
큰 울음은 오늘도 울음이 없다



경북 의성 출생
고려대학교 및 동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98년  《 문예중앙》으로 등단
시집으로 『직선 위에서 떨다』 『그늘과 사귀다』등
2008년 노작문학상 수상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813   [담쟁이] 담쟁이 덩굴 / 조원        2010/06/29 1386
812   [담쟁이] 담쟁이덩굴의 독법 / 나혜경        2010/06/29 2008
811   [꽃] 꽃이 졌다는 편지 / 장석남        2010/06/14 2519
810   [꽃] 시든 꽃 / 김종미        2010/06/14 1907
809   [꽃] 꽃에겐 바깥이 없다 / 조유리        2010/06/14 1725
808   [꽃] 동편 뜰에 꽃을 풀어 / 서안나        2010/06/14 1622
807   [꽃] 꽃을 / 김경인        2010/06/14 1873
805   [꽃] 꽃을 심었다 / 윤제림        2010/06/14 1817
804   [꽃]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 노향림        2010/06/14 1637
803   [꽃] 꽃의 몸 달 뜨다 / 이가을        2010/06/14 1499
802   [꽃] 너의 반은 꽃이다 / 박지웅        2010/06/14 1756
801   [꽃] 이즈막, 꽃 / 윤관영        2010/06/14 1388
800   [꽃] 앙큼한 꽃 / 손택수        2010/06/14 1756
799   [꽃] 꽃과 딸에 관한 위험한 독법 / 김 륭        2010/06/14 1461
798   [꽃] 꽃은 자전거를 타고 / 최문자        2010/06/14 1522
797   [꽃] 꽃의 입관식 / 조원        2010/06/14 1397
796   [꽃] 꽃이 그려준 자화상 / 안상학        2010/06/14 1638
795   [저수지] 저수지에는 슬픈 언어가 산다 / 장인수        2010/06/01 1455
794   [저수지] 저수지 / 문인수        2010/06/01 1440
793   [저수지] 저수지 / 이규리        2010/06/01 1282
  [저수지] 저수지 / 이영광        2010/06/01 1196
791   [저수지] 저수지의 손금 / 최준        2010/06/01 1525
790   [저수지] 공중 저수지 / 최을원        2010/06/01 1150
789   [저수지] 저수지에 비친 시 / 박주택        2010/06/01 1419
788   [저수지] 은동 저수지 / 손순미        2010/06/01 1222
787   [저수지] 과녁 / 이동호        2010/06/01 1342
786   [저수지] 돌아누운 저수지 / 안도현        2010/06/01 1283
785   [저수지] 저수지에 빠진 의자 / 유종인        2010/06/01 1202
784   [저수지] 저수지는 웃는다 / 유홍준        2010/06/01 1303
783   [저수지] 저수지의 개들 / 남진우        2010/06/01 1263
782   [돌] 돌꽃 / 마경덕        2010/05/18 2007
781   [돌] 조약돌을 위한 데생 / 허만하        2010/05/18 1654
780   [돌] 내 몸 속을 구르는 돌 / 이기홍        2010/05/18 1408
779   [돌] 돌에 물을 준다 / 이선자        2010/05/18 1365
778   [돌] 열쇠의 돌 / 장이지  [1]      2010/05/18 1249
776   [돌] 말과 돌 / 이면우        2010/05/18 1299
775   [돌] 돌에게는 귀가 많아 / 김선우        2010/05/18 1314
774   [돌] 돌과 잠자리 / 김두안        2010/05/18 1312
773   [돌] 저 돌 / 복효근        2010/05/18 1317
772   [돌] 돌을 집다 / 위선환        2010/05/18 1132

[1][2][3][4][5][6] 7 [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