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비색은 당신 손톱 끝에서 발라낸 염오라서 물만 주어도 벼려지는 단도날이라서 배반이라든가 모략을 인두로 지져 먹고 자란 육식성이라서 치부라든가 울증이라든가 지난밤 당신이 사납게 비벼 끈 말보르레드와는 한 입술을 탕진한 악성 루머라서 어서 베라, 붉은 담즙을 토악질하는 검집을 노려보는 동안
횟배앓이로 슬어놓은 무늬들을 바람이 불장난질 치고 달아났다 당신은 불꼬챙이로 뒤적거렸을 뿐이라지만
계절 없이 활활 피었다 고꾸라진 모가지들, 내겐 문 열고 나가 투항할 바깥이 애당초 없었다
1967년 서울에서 출생.
2008년 상반기 《문학·선》 신인상을 통해 등단.
15회 시산맥상을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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