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 뿌리는 아이/이승민
발 없고 날개 없어
움직이지 못하는 꽃씨
후~훅 불어서
이곳저곳 날려 보내 주는
바람을 씨앗 뿌리는
요술쟁이라 하자!
바람 불어도 무거워
날아가지 못하는 열매
토~톡 따먹고
여기저기 씨앗 옮겨주는
새들을 씨앗 퍼트리는
천사라 하자!
가을 숲 속 양볼 가득
도토리와 밤 물고
이곳저곳에 묻어두고
찾지 못하는 건망증 심한
다람쥐는 씨앗 심는
숲 지킴이라 하자!
꽃씨를 뿌리다(3월26일 토요일 맑음)/ 이승민
밝은 햇살이 창을 통해 들어온다.
모처럼 늦잠을 실컷 자고일어 났다.
지난주에 뿌려두었던 씨앗이 몇 개는 올라왔다.
아침을 먹으며 범초 김재원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어제부터 산장에 와있다며 언제든지 오라고 하신다.
옥수수, 여주, 범부채, 풍선초, 족두리꽃, 접시꽃
씨앗을 산장에 가서 심으려고
그제부터 아랫목에서 싹틔우고 있던 중이다.
아이들과 서둘러 아침을 먹고 아내가 싸준
유부초밥을 도시락에 넣고 집에서 담은 복분자 음료도
한 병 만들어 넣고 야콘도 깎아 넣었다.
석대화훼 단지에 들려 호박 모종을 사가려고 했는데
아직 이른지 나오지 않아 고추 모종 10개와
방울토마토 모종 7개를 사고 출발했다.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는 날이라 금정도서관에 먼저 들려
책을 반납하고 가려다가 바로 산장으로 향했다.
들어서는 입구에서 아이들과 기념사진을 한 장 담았다.
큰 연못과 커다란 소나무가 언제나 좋아 보인다.
선생님 하고 부르니 주변을 정리하시던 범초 선생님께서
나오시며 반갑게 맞아 주신다.
우리들 뒤를 이어 울산에서도 선생님이 오셨는데
명훈이와 같이 초등학교 6학년 여정이를 데리고 오셨다.
인사를 시켜줬는데 울산에서 왔다고 하니 무척 반가웠다.
울산아동문학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싶었다.
그러면서 범초 선생님이 오늘 여러 회원들이 올 것이라고 했다.
가장먼저 선생님께서는 산장 주변에 심겨진 나무들과
꽃씨 약초들을 쭉 둘러가며 아이들과 나에게 설명해 주셨다.
작년에 비해 많이 정돈 되어있고 여러 나무와 화초들도
갖춰져서 이제 정말 아름다운 산장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좋았다.
주변에 봄까치꽃들이 봄 햇살에 반짝반짝 빛난다.
숨을 죽이고 몇 컷 담는데 꽃등애가 날아와서 나를 즐겁게 한다.
일단, 참으로 싸갔던 음식들을 꺼내서 같이 먹고 있는데
김문홍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들이 오셨다.
음식을 아주 많이 준비해서 와서 바로 점심시간이 되어 버렸다.
음식을 먹으며 여러 담소를 나누다가 나와 아이들은
오늘 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모종과 씨앗을 들고 밖으로 나왔다.
[위쪽 두장은 범초선생님이 찍은 사진]
범초 선생님께서 지정해준 곳에 아이들과 함께 정성껏
모종을 심고 준비해간 여러 가지 꽃씨도 뿌렸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텃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리는 것 같다.
일을 모두 마치고 큰아이가 학원갈 시간이 돼서 아쉬웠지만
다음에 뵙겠다고 인사를 하고 먼저 나왔다.
아이들과 함께 이렇게 꽃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어서 참 행복했다.
큰아이는 학원으로 가고 작은애와 도서관에 들려 책을 반납하고
집으로 오다가 뭔가 부족한 것 같아서 석대천 주변으로 갔다.
전에 홍여새가 있던 곳에 아직도 30 여 마리 새들이 시베리아로
날아가지 않고 있었고 사진작가 분들도 몇 분 있었다.
작은애와 나는 바로 오리들이 노닐고 있는 석대천을 카메라를
들고 거닐며 작은 봄꽃들을 찾았다.
오리들도 많았는데 오리는 몇 컷만 찍고 자잘 자잘 피어난
봄까치꽃과 광대나물꽃 그리고 냉이꽃들을 숨죽이고 찍었다.
가지고간 책 두 권에 꽃누르미를 위해서 봄까치꽃과 냉이꽃
광대나물꽃을 채집했다.
아직은 완연한 봄이 아니지만 여기저기서 아이들과
봄 향기를 찾아다닌 오늘이 행복하다.
냉이꽃/이승민
꽃은 보이지 않고
마음만 보이네
가장 낮은 자리에서
보잘것없게 피어
누구하나 눈길 주지 않아도
따뜻한 사랑 가득 채워
국 끓여주시던
무침 만들어 주시던
어머니 마음만
주렁주렁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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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마을 동인 [동인 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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