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시인

※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시인 및 중견시인을 초청, 작품소개 및 독자와의 소통을 기하기 위한 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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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일만(작성일 : 2011-08-17 09:14:55, 조회 : 10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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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자본* / 박일만      


자본*


포르노 봤다
방바닥을 사정없이 끌어안고
미국산 빨간 테잎 봤다
시작부터 X들은 무대뽀였고
Y들은 끝까지 무쟈게 악 썼다
X들은 거대한 중심을 곳곳에 들이댔고
Y들은 넓은 땅덩이를 빙빙 흔들어 댔다
자본이 저렇게 큰 볼륨인가 부럽기도 하다가
오지랖이 넓어 저렇게 빵빵한 풍요인가 싶다가
스쳐가는 화면 속 희미한 배경에
위장한 무한궤도 산야를 꽉 채우고
긴 혀로 핥고 가는 장면 중첩돼 보이는 것은
낡은 관념인가 싶다가
아니다! 아니다!
짓이겨진 꽃들의 몸통이 뇌리에 머무는 것은
작은 중심이 설 수 있는 땅은 따로 있다는
자위였는데
물결치는 분노를 내려다보며
느물한 미소를 짓던 X들이 떠올라
등줄에서 정수리까지 달아오르기도 했는데
닳아빠진 관념은 또
포르노에 중독돼 가는가, 미국산
정말 대책없이 찐한 테잎 봤다

* 미군장갑차에 여중생들이 압사 당한 사건에 부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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