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늘히 식은 방안에서 며칠을 앓았는지 모른다
처음 들어 온 그 모습 그대로 누워서
밤이 몇 번 지나가고,
빛이 몇 번 찿아왔는지도 모르게,
눈 떠야 할 이유도 ,일어나 나갈 이유도 없었기에
그대로 죽은 듯이 웅크려 있었다
샌드라를 만나고 지금까지
수많은 일들과, 수많었던 사연들
얼마나 가슴 졸이고 지냇던 순간들이었던가
단 한번도 열정의 끈을 놓지않고 절망으로 뒤덮혀 무너져 갈지언정
끝까지 한가닥의 희망을 위해 모든것을 불살랐는데,,,
떠나간 지금, 아니, 다 사라져버린 지금
그리고 곧 닥쳐 올 더 큰 이별을 앞에두고
나의 모든 세포들은
살아움직이길 거부해 버렸다
움직일수가 없었다
아니, 움직이질 않는 몸을 일으킬 수 있는 단 하나의 희망이 없어져버렸다
건전지 다 달은 시계처럼 아무리 뒤척일려도 나의 시간은 나아가질 않았다
반쯤 나온 내 영혼만이
나의 머리를 홀로 쓰다듬고
내 영혼외엔
그 누구도 찿아와 거져가는 육신에 생명을 줄수 없었기에
그 차거운 방안에서
몇날 며칠을 홀로 울고 있었으리라
몽롱한 꿈 길에
몇 번에 걸쳐서 안젤라를 만나고,
몇 번에 걸쳐서
그 아이를 찿기위해
안개 낀
끝없는 길 위를
얼마나 헤맸는지 모른다
열이 오를때는 맨 몸뚱이로,
다시 추워질 때는 다 끌어다 덮고 떨었으며
온 몸에 힘이 다 빠져나가
손 끝 하나 움직일 수 없음에
타는 입술을 축일 수 없어
그대로 다시 잠들었던 기억이 난다.
샌드라도 내 집을 모른다, 친구들도 내 집을 모른다
내가 사람들을 데려 온 적도 없었고, 누가 날 찾아와 준 적도 없었다
내가 날 위해 시간을 써본적이 있었던가
한번이라도 이른 시간에 들어와 쉬어 본 적이 있었던가
거의 매일 울리는 전화 벨 소리에 잠을 깨었었지만
손 뻗어 받고 싶은 마음도, 말 할 힘도 없었다.
그저 제발 그만 울려주길 바랬었었다
아무도 ,그 무엇도 나를 침대에서 끌어내리지 못하였다
이대로 죽는 것 이라면 차라리 그렇게 되어 버렸으면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었고,그리하여 안젤라 곁으로 갈 수 있다면
그것이 미련없는 세상을 떠나는 마지막 끈 이라 생각 되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있으면 너한테 갈 수 있을 거 같아
춥고 배고프고 혹여 아무것도 안 보이더래도
기다려 안젤라,,, 아저씨가 곧 갈게
스티브 아저씨가 예쁜 선물 많이 사서 갈테니.. 조금만 기다리렴,,,
안젤라
아저씨가 미안해, 많이 미안하다, 정말로 많이 미안하다.....
마지막이던 그날 네 눈빛이 무얼 의미하는지 몰랐던 것이 한스러울 정도로 미안하다
그렇게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창가 나무 그림자 위에 안젤라가 걸터앉아 있었고
빈 천장 위에서 그 푸른 눈으로 달려와 나에게 안기기도 하였다
바닷가에서 노을빛을 삼키어가던 그 얼굴
꼭 감싸 입김을 불어주던 담요 안 안젤라의 모습
이제 더는 인연이 안 남아있다
해야 할 일도, 해야 할 공부도,
챙겨야 할 사람도 살아가기 위해 버둥거릴 이유도 없었다
다 사라진 지금 그저 널 따라가기만 하면 되는 것을
이제 인연 없는 이곳에서
나 홀로되어 떠돌게 될 것을 알기에
네가 간 곳 바라보며,
너에게로 가기 위해 나 이렇게 누워 기다리고 있음을,
나도 모르게 간신히 수화기를 들었다
며칠을 안 받았섰는데 나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아주 힘겹게 다가가 받아들었다
귀에 대는 순간 들려오는 소리는 엄마의 목소리였고,꿈자리 불안하셨다며 무슨일 있는것 아니냐고
몇 마디 계속 물어보시던 엄마는 끝내 전화기를 붙잡고 울기 시작하셨다
내 아들 죽어간다고,,,, 내 아들 저 먼 곳에서 죽어간다고,,,,,,
기어서래도 ,,,,,가서 약 사먹으라고,,,,
내 새끼 죽으면 이 어미도 따라 죽을거라 하시면서,,,, 하시면서,,,,
잠을 자던 눈물이 깨어나 이미 얼룩진 베겟닢을 또다시 적셔가고 있었다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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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