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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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광렬(작성일 : 2011-03-21 09:57:37, 조회 : 1253) 
제목  
  아말피 레스토랑에서      


아말피 레스토랑에서

Ⅰ
완벽한 바단,
수평선 치맛자락의 고무줄이 터질 듯
팽팽한가
포크질을 당하고 있는
식탁 위 생선마저 헤엄치게 만드는가

수심은 존중받을 수 없을 침묵,
파도가 튕겨낸 마지막 물방울로
금이 가버리는 면경.

완벽한 바단, 완전한 바다가 아니기에
파도 한 자락으로도 슬플 수 있는가
크로와상 한 조각,
카푸치노 한잔만으로도 흐느끼는 해변,
포스타노 아말피를 걷노라면
사랑보다 더 좋은 것을 만나게 돼
사랑하고 싶어지네


Ⅱ
왜, 슬픈 것들은
정지된 시간을 갖는가

가파른 언덕너머 오르키야를 두른 집들,
저 꽃들을 머리카락처럼 날리는
지중해의 순풍.
발아랜 푸른 물결이 유리조각으로
부서지고
뮤즈(Muse)는 물망초로 피어나 낭떠러지에
흐드러지네

슬퍼서 아름다운 것들은
몸에 칼 댈 일이 생겨나도 못 잊겠네
절벽에 뿌리내린 포스타노 아말피,
온 장기에 전이돼버린 발코니아래 저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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