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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10-05-18 10:59:28, 조회 : 11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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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돌 2 / 이초우      


돌 2 / 이초우


돌이 구르다 멈춰 있을 때를 보면
돌에게도 엉덩이가 있고
손이 있고 발이 있네
또한 어찌 저 돌에게 생각이 없으랴
내 귀를 돌의 가슴에 갖다 대면
쿵덕쿵덕 맥박도 뛰고
피 도는 소리 꼬르륵 들리지

오늘 나는 인물 괜찮은 돌 하나 지하도에서 보고
그냥 가질 않고 되돌아가 보았네
옆에 앉은 새끼 같은 배낭도 까맣고
제 몸뚱이도 새까맣게 때가 타 있었네
어느 허연 면에는 얼굴이 있었으며
무심한 손은 의미 없이 발목을 잡고
90도 지하도 벽에 구겨져 앉아
주유천하 3년에 세상도(世上道) 깨우친 몽린(夢麟)*처럼
초여름 더위에 노릇노릇 무르익고 있었네

내가 지나가다 돌아와 서 있어도
아무 기척없는 저 돌 속엔
내 큰 길 하나 젖고 젖어 곰삭고 있었네


명나라때 선계仙界에 들어가 무예와 병서를 익혀 대장스가 된 사람



경남 합천 출생
부경대 해양생산시스템공학과 졸업
2004년 《현대시》로 등단
계간《낯선시》편집운영위원
시집『1818년 9월의 헤겔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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