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별 시모음



로그인 

 
분류  Category
이름  
  (작성일 : 2010-06-14 08:57:22, 조회 : 1526) 
홈페이지  
  http://feelpoem.com
제목  
  꽃은 자전거를 타고 / 최문자      


꽃은 자전거를 타고 / 최문자


그녀가 죽던 날
꽃은 자전거를 타고 왔다
그녀의 남자가 입원실 현관 앞에 자전거를 세우고
막 아네모네 꽃을 내리려고 할 때
그녀의 심장은 뚝 멎었다
꽃은 다시 자전거를 타고 영안실 근처로 갔다
죽을 자리에서도 타오른다는 아네모네가
놀란 자전거를 타고 앉아
헛바퀴만 돌리고 또 돌렸다

그날,
꽃은 온종일 자전거에게 끌려 다녔다
꽃을 태운 자전거는 참았던 속력을 냈다
꽃도 그녀처럼 자전거를 타고 앉아
남자의 등을 탁탁 때리며 달렸다
꽃은 내부가 무너지도록 달렸다
마지막 꽃 한송이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뭐라고 말했지만
바람이 그 말을 쓸어갔다

그날,
빈 자전거 한 대
고수부지 잡석 사이에 쓰러져 있었다




1943년 서울 출생.
성신여대 대학원 졸업(문학박사).
1982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시집 『귀 안에 슬픈 말 있네』『나는 시선 밖의 일부이다』
『울음 소리 작아지다』『그녀는 믿는 버릇이 있다』등
현재 협성대학교 총장.


번호
제목
글쓴이
등록일
조회
804   [꽃] 꽃들은 경계를 넘어간다 / 노향림        2010/06/14 1646
803   [꽃] 꽃의 몸 달 뜨다 / 이가을        2010/06/14 1502
802   [꽃] 너의 반은 꽃이다 / 박지웅        2010/06/14 1758
801   [꽃] 이즈막, 꽃 / 윤관영        2010/06/14 1390
800   [꽃] 앙큼한 꽃 / 손택수        2010/06/14 1760
799   [꽃] 꽃과 딸에 관한 위험한 독법 / 김 륭        2010/06/14 1464
  [꽃] 꽃은 자전거를 타고 / 최문자        2010/06/14 1526
797   [꽃] 꽃의 입관식 / 조원        2010/06/14 1402
796   [꽃] 꽃이 그려준 자화상 / 안상학        2010/06/14 1640
795   [저수지] 저수지에는 슬픈 언어가 산다 / 장인수        2010/06/01 1456
794   [저수지] 저수지 / 문인수        2010/06/01 1444
793   [저수지] 저수지 / 이규리        2010/06/01 1285
792   [저수지] 저수지 / 이영광        2010/06/01 1201
791   [저수지] 저수지의 손금 / 최준        2010/06/01 1527
790   [저수지] 공중 저수지 / 최을원        2010/06/01 1152
789   [저수지] 저수지에 비친 시 / 박주택        2010/06/01 1422
788   [저수지] 은동 저수지 / 손순미        2010/06/01 1226
787   [저수지] 과녁 / 이동호        2010/06/01 1347
786   [저수지] 돌아누운 저수지 / 안도현        2010/06/01 1287
785   [저수지] 저수지에 빠진 의자 / 유종인        2010/06/01 1207
784   [저수지] 저수지는 웃는다 / 유홍준        2010/06/01 1306
783   [저수지] 저수지의 개들 / 남진우        2010/06/01 1266
782   [돌] 돌꽃 / 마경덕        2010/05/18 2013
781   [돌] 조약돌을 위한 데생 / 허만하        2010/05/18 1657
780   [돌] 내 몸 속을 구르는 돌 / 이기홍        2010/05/18 1411
779   [돌] 돌에 물을 준다 / 이선자        2010/05/18 1367
778   [돌] 열쇠의 돌 / 장이지  [1]      2010/05/18 1253
776   [돌] 말과 돌 / 이면우        2010/05/18 1301
775   [돌] 돌에게는 귀가 많아 / 김선우        2010/05/18 1319
774   [돌] 돌과 잠자리 / 김두안        2010/05/18 1314
773   [돌] 저 돌 / 복효근        2010/05/18 1320
851   [문] 문 열어주는 사람 / 유홍준        2010/08/24 1729
772   [돌] 돌을 집다 / 위선환        2010/05/18 1133
771   [돌] 무늬석에 묻다 / 김추인        2010/05/18 1228
770   [돌] 돌에 대하여 / 이기철        2010/05/18 1306
769   [돌] 돌을 줍는 마음 / 윤희상        2010/05/18 1325
768   [돌] 돌 2 / 이초우        2010/05/18 1176
767   [이별] 물국수 한 그릇 / 이진명        2010/05/03 1831
766   [이별] 선운사 동백꽃 / 김용택        2010/05/03 2213
764   [이별] 민들레 압정 / 이문재        2010/05/03 1604

[1][2][3][4][5][6] 7 [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
Copyright 1999-2024 Zeroboard / skin by Oldies

Copyright ⓒ 2001-2012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