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해의 봄풍경(3.17-18) 
천곡동굴은 동해시내 한복판에 있습니다.1.5km내내 숨겨진 땅속의 모습에 넋이 빠졌습니다. 땅위에 정치인들은 참 추하게 사는데...이곳은 참 신비롭습니다. 동해사람들이 참 부럽습니다. 하늘과 땅속 모두 아름다우니까요. 얼마전 이곳에서 황금박쥐가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저는 사진으로 봤는데...참 신기합니다. 오케스트라의 음률이 쿵쿵 울려 퍼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정도로 긴장과 환희가 엇갈립니다. 제 딸 정수와 함께 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묵호의 산동네랍니다. 주로 묵호항에서 잡아온 오징어나 명태를 말리면서 생계을 이어갑니다. 그나마 이 곳도 재개발로 집들이 많이 없어졌습니다. 을씨년스런 느낌만 들뿐.... 그렇습니다 우리네 부모님들은 이렇게 차가운 바다바람과 싸우며 살아왔던 것입니다. 그 돈으로 군것질도 하고 학교도 다니고... 그러나 그 활기찬 이곳에 .....예전의 꿈틀거렸던 에너지가 느껴지지 않습니다. 힘겨워도 살아있는 자체만으로 행복했었던 적이 있었는데.... 오징어 파는 할머니의 쟁쟁한 음성을 잊지 못합니다. "여의도에 정치하는 사람들이 돈을 다 해먹었으니...오징어 한마리 팔아 줘야 우리도 살아갈 것 아니여..." 
묵호 활어위판장입니다. 할머니가 횟감을 하나를 팔더니 무척 기분 좋은 표정을 짓습니다. 하얀 치아를 드러낸 미소가 너무 예쁘답니다. "예쁘게 찍어줘. 잉" 
저는 겨울바다를 참 좋아합니다. 바다를 보면서 두런두런 둘러보고 혼자서 웃기도 하고, ,,,,분노도 하고..그러기엔 겨울바다가 참 좋거든요. 그러나 봄바다도 겨울바다 못지 않게 운치 있습니다. 망상해변을 혼자서 거닐었습니다. 한참 거닐다 보니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우유빛처럼 하얀 모래도 있고, 두둥실 구름친구도 있고.... 이글거리는 태양형님도 계십니다. 봄의 태양은 역시 살아있더군요. 대지를 마음껏 비추소서. 
이번에 아주 멋진 숙소를 발견했습니다. 망상해수욕장의 '오토캠핑리조트'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캐라반이 얼마나 멋있는지 모릅니다. 저 안에 싱크대도 있고 침대도 2개나 있습니다. 하루밤 자는데 4만원이랍니다.(평일) 문의: 033-534-3110 저는 함께 붙어 있는 캐빈하우스에서 잠을 잤습니다..얼마나 예쁜 통나무집인지 모릅니다. 모놀답사 이곳으로 한번 추진할까요? 
승용차를 옆에 세워두면 됩니다. 바다내음과 뒤섞인 삼겹살 굽는 냄새가 사람을 미치게 만듭니다. 꿀꺽 
망상그랜드관광호텔의 스카이라운지의 경치는 일품입니다. 우거지 해장국이 8천원인데...맛은 5천원+경치 1만원=1만 5천원 그럼 7천원을 버는 겁니다. 하하 
추암해수욕장입니다. 봄바다의 주인은 갈매기랍니다. 갈매기 식구들이 행복을 만끽하고 있어요. 그들이 총총 거닐고 있어요. 
제가 지나가니까...갈매기들이 놀라서 하늘로 솟구칩니다. 그 평화로움을 깬 장본인이 바로 저랍니다. 미안하다..매기야. 
애국가 첫 소절에 나오는 추암 촛대바위 
힘차게 때리는 파도가 바위를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놓았습니다. 바라만 봐도 힘찬 기상을 느낍니다. 
작은 해금강을 연상합니다. 참 희안합니다. 하얀 포말이 갈기갈기 찢어진 제 마음들을 봉해주니 말입니다.  포구 한켠에 오징어다이어트를 하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렇게 마르다보면 몸무게가 쭉 빠지겠어요. 하하 
북평장터는 정조때 생겼으니 역사가 참 오래된 장터랍니다.조그만 마을에 이렇게 큰 장터가 있으리라고는 전혀 상상을 하지 못했답니다. 제 할머니는 장터를 다니며 옷을 파는 장사꾼이었습니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시골의 5일장을 다니셨습니다. 그래서 장터만 보면 남다른 감회가 있답니다. 동해뿐 아니라 강릉, 삼척, 태백, 울진까지도 3일, 8일에는 이 곳 시장에 물건을 사러 온답니다. 이곳 저곳 구경하는 재미가 너무나 좋습니다. 할머니들이 산에서 캐온 봄나물 향이 은은합니다.  자라 한마리가 목을 내밀고 탈출할려고 필사의 몸부림을 쳐보지만 주인장이 발로 툭치는 바람에 또 다시 절망에 빠진답니다. 불쌍한 자라... 
곱상한 할머니로부터 달래를 한봉지 샀습니다. 1천원짜리도 잘 보이지 않아 지폐들 두 손에 잡고 하늘에 비춰봅니다...오래사셔요..할머니 "고마우이..젊은이" 
출출합니다. 북평장터의 명물인 메밀묵집에 들어갔습니다. 노상에서 천막치고 간장을 얹어 먹는 겁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답니다. 예전에 천막도 없이 노상에서 쪼그려 앉아 먹었는데.... 메밀엔 시원스런 열무가 있어 뒷끝이 깔끔합니다.얼마나 맛있는지 모릅니다.둘이 먹다가 한 사람이 죽어도 모릅니다. (2천원) 원래 5명 할머니가 메밀을 장터에 전문적으로 팔았습니다. 그런데 결혼식 가다가 교통사고가 나서 할머니 4분이 돌아가셨답니다. 유일하게 남은 할머니가 혼자서 메밀을 말고 싶겠어요. 동료들을 다 하늘로 보냈으니....보다못한 며느리들이 대를 이어 돌아가신 할머니의 손맛을 보여줍니다. 동해사람들도 그걸 참 고마워 하고 있어요. 강원도의 맛의 비결은 담백하고 우직한 맛이 아니겠어요? 그것은 이런 전통과 고향의 맛이 배어 있기 때문이지요. 
예전에 시골 장터에서 찐빵파는 가게가 있으면 저는 괜히 머뭇거립니다. 그럼 할머니는 속옷 안쪽에서 꼬깃꼬깃한 돈을 꺼냅니다. 어떻게 번 돈인데....저는 접시에 쌓여 있는 찐빵을 전부 먹어 버렸어요. 할머니는 그렇게 게걸스럽게 먹는 제 모습만 봐도 좋은가봐요. 하얀 찐빵의 표면은 할머니 젖가슴처럼 따뜻합니다.
까만 팥고물 맛은 꿈결처럼 달콤합니다. 그걸 회상하면서 찐빵을 삼켜봅니다. 그런데 울컥 눈물이 나오잖아요. 그것도 함께 넘겼습니다. "할머니.. 보고 싶어요." 
무릉계곡에 갔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무릉암반이 자리잡고 있지요. 수학여행 온 전교생이 한 바위에 오를 수 있다고 하니....얼마나 큰 바위입니까? 저기 천년고찰 삼화사가 보입니다.  학소대란 곳입니다.학이 머문 곳에 학보다 더 예쁜 아줌마 두 분이 계십니다. 금강산 바위처럼 느껴지는 곳입니다. 
용추폭포..시원하지요? 세상의 때도 이걸로 씻겨져 나갔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계곡에 흐르는 물이 얼마나 깨끗한지 모릅니다. 뿌려놓은 보석같아요. 
 1박2일의 일정을 마치고 10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요.야속한 성수는 아빠의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세상 모르고 잠을 자고 있어요. 저도 오늘은 성수처럼 편안한 잠에 빠져야 겠어요. 모놀과 정수.누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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