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초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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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영광(작성일 : 2011-04-10 15:17:29, 조회 : 1235) 
제목  
  황금벌레      


황금 벌레



관 속으로 들어가기 위해
몸이 씻겨지는 동안,
다른 몸들이 기역 니은 리을로
엎드려 우는 동안
낮은 창 너머
밭고랑에 내리쬐는 햇빛

저 이상한 밝음과
더욱 이상한 방 안의 어둠
타는 경계를,
등을 닦기 위해 뒤집어놓은 몸처럼
불타면서 식으면서 그는
기어온 것 아닌가

기어가는 등뼈 하나를 남기기 위해,
어딘가로 더 가려는 듯한
어딘가에 드디어 닿은 듯한
자세 하나를 이룩하기 위해
몸은 한사코
꿈틀거렸던 것 아닌가

고통이 나가자 멎어 버린 몸을
근본적으로 다시 치료하듯
베로 찬찬 감는 동안,
이 마을에서는 처음 보는 황금빛 벌레들이
뿌옇게 반짝이며 창밖으로 날아갔다


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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