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리 부는 염전
N, 누이의 곶에 배가 부딪힌다
7번 갈빗대에 흘러든 바다를 마름질하고
목탄 연필 끝에서 우는 물고기 소리를 듣는 저녁
벌거벗은 바다는 피리를 건져 꼬리를 치는 거라
N, 나는 짓찧은 해당화를 바르고
짐승이 되어 서로의 몸을 드로잉하던 봄날을 떠올린 거라
위대한 뱃사람이 되기 위해 영혼 대신 지느러밀 택한 소년
고요한 보름, 꽃 실은 돛배는 금기의 언덕을 넘고 만 거라
당집 할미는 순결한 별만이 역풍을 막을 거라 했지만
목탄으로 그린 고래를 트렁크에 태워 바다로 보낸 밤
바닷가 예배당, 어린 종지기에게 별은 가파르고
몇 번이나 월경을 한 누이의 얼룩은 덥석 트렁크를 무는 거라
나는 약속의 일곱 별과 금촛대*를 잊은 적 없지만
훌쩍 늙은 꽃나무와 모이라이 여신의 털실에 묶인 고래는
마스트로얄을 쳐드는 거라
바다의 물렁뼈를 씹어먹을 듯 심해의 핏줄을 터트려 삼킬 듯
그런 후의 차고 빛나는 바다를 갈망하는 듯
필릴리 피피피
누이의 얼룩이 서러운 저녁마다 비단 꽃밭을 펼쳐 놓는 거라
*요한 계시록
- 시집 『손톱』(문학세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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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초대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