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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06-29 10:13:18, 조회 :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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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오다 / 이종은      



비가 오다 / 이종은


장마전선이 북상을 하던 날
나는 우산을 준비했다
불안한 기압이 자꾸 등골을
타고 올라 서성이던 하루,
흰 등뼈를 부딪는 빗방울에
침수된 기억은 어디론가
떠내려가 버리고
일기예보를 찾으려 돌린 채널마다
얼마의 확률로 올 것인지
나에게 묻는 삶은 표식들.
우산을 준비해 놓고는
잃어버린 거리에서
시절은 잠들어 가고
그대가 그리운 것이 날씨 탓이라
접혀드는 기층을 붙잡아 보지만
장마전선 지나친 자리는
아물 줄 몰랐다
이제는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를 듣고도
우산을 준비하는 이 없고
잃어버린 그 거리에
가로수마냥 서 있는
내 영혼의 빗방울
부딪는 소리



1976년 서울 출생
2000 동서커피문학상 입선
2001 사이버문학상 입선
2001년 [시현실]로 등단
<난시> 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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