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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주	(작성일 : 2005-03-09 06:32:37, 조회 : 1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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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좋은 시 /정성수

내가 생각하는 좋은 시 [정성수]

좋은 시란 대체 어떤 시일까? 어떤 시가 정말 좋은 시일까?
그에 대한 생각은 독자마다 시인마다 평론가마다 각자의 입맛에 따라 모두가 다 다를 것이다.
그러니까 나는 여기서 좋은 시에 대한 나의 입맛을 잠깐 얘기하려는 것일 뿐이므로
듣는 분들은 조금도 긴장할 필요가 없다.
편한 마음으로 귓바퀴만 나를 향해 열어놓으면 된다.

좋은 시…? 그렇다.
그게 말처럼 그리 간단한 것이 못 된다.
그러나 일단 나는 평론가들이 좋다고 추켜 세우는 대부분의 시들을 별로 신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들이 좋다고 추켜세우는 시들은 거의 대부분이 일부 평론가나 시인, 학자 등
전문적으로 시를 연구(공부 정도가 아니다)하는 사람들이나
겨우 해독할 수 있는 일종의 암호들이기 때문이다.
그 암호들은 전문적인 시 애호가들에게 그 시를 풀어나가는 약간의 재미를 가져다주기는 한다. 그러나 그 암호를 해독하는 사이에 시에 대한 감동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오직 그 시가 지닌 의미망만 앙상하게 남는다.

그 시가 어떤 면에서 분명히 좋은 시이기는 하지만 그러나 그런 시는 단지 좋은 시의 겨우 <반쪽>일 뿐이다.
시가 지닌 운명적인 특성을 빙자하여 전문가들이나 겨우 이해할 수 있는 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 아니 정식으로 국문과를 나온 사람들조차 이해하기 힘든
이상한 암호들을 평론가들이 추켜세우고 그러면 그 시를 발표한 시인은 그 장단에 맞추어서
또 다시 유사제품을 확대 재생산하고…
그 악순환이 반복되어 결국은 그나마 시를 사랑하고 아끼는 일부 독자들마저 시의 집 밖으로 내쫓아버린다.

간단히 말해서 시는 일부 문화적 귀족들의 액세서리가 아니다.
그래서도 안 된다.
문명이 발달하고 사회가 복잡해지고 인간이 소외되고 물질의 가치가 최우선이고
인간의 심성이 사막화될수록, 그러면 그럴수록 시는 절대로 난해한 암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왜 지금도 그 현대적인 시인 이상의 시 <오감도>보다
전통적인 시인 김소월의 시 <진달래꽃>이나 윤동주의 <서시>나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나
정지용의 <향수>나 박목월의 <나그네>나 조지훈의 <승무>, 천상병의 <귀천>이나
서정주의 <국화 옆에서> 등이 수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시의 생명은 억지 이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동이기 때문이다.
이해되기 힘들거나 겨우 이해는 되더라도 그것뿐 감동의 울림이 없는 시는 이미 생명이 없는 시이다.

죽은 시이다. 죽은 시를 좋은 시라고 추켜세운다면 그거야말로 넌센스가 아닐 수 없다.
그것은 알게 모르게 일반 독자들을 우습게 보는 천박하고 우스꽝스러운 귀족주의나
사회에 대한 문화적 장난, 혹은 문화적 기만일 수도 있다.
시는 전문가, 그들만의 축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시의 전문가들이나 일반 독자 모두에게 함께 사랑을 받는 시라면 그거야말로 두말할 필요 없이 좋은 시일 것이다

무 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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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배움이 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건강하세요.]

2005-03-09

박광호
수정 삭제

정말 가슴 시원한 글이어서 정성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2005년도 각 언론사 신춘문예 당선시들을 보고 느낌을 말 하라면
거의 대다수가 흥미도 맞도 없는 난해한 암호풀이 같은 시들을 보며 이를 심사한 자들에게 많은 의구심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왈 몇몇 전문가라하는 일부 문화적 귀족들만의 영역인양 또 그들만의 축제인양 대중들의 가슴에 와 닿지않는 그런시가 정말 우수한시인가? 헷갈린다. 억지 이해아닌 자연스러운 감동으로 받아들여지는 시, 그게 진정 좋은시라 할 수 없는지?
아무튼 정성수씨의 시론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냅니다.

2005-03-10

양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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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야7님 박광호님 감사드립니다
비오는 목요일입니다 두분 행복하십시오 방그르...^^*

2005-03-10

물끄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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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호 님의 생각에 동참합니다.
좋은 느낌으로 갑니다.
좋은 시간 되십시오.

2005-03-10

이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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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생명은 억지 이해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감동이기 때문이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늘 많은 걸 배우고 가요. 고운 현주씨!

2005-03-11

양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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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끄러미님 이은수님 감사합니다 방그르...^^*

2005-03-11

정미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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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주 시인님

방긋~!!
좋은 아침입니다
이렇게 좋은 자료를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내시지요~
아름다운 봄~~~
주말 여행이라도 갈까요~~
님이 계신 곳으로...

칙칙폭폭................@@@@@~~~~~

오늘 같은 주말에는 가까이 계셨으면
차 한잔 나누면서 멋진 대화를 나누었을 텐데...
아쉽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고운 시 빚어내시는 양 시인님
글 향기를 통해서 자주 뵈어요~~
알라뷰~ㅇ" 2005-03-12

2005-03-12

양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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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숙 시인님
ㅎㅎㅎ 칙칙폭폭.....@@@@
저 그렇게 먼곳에 있지 않습니다
수원으로 이사 왔습니다 언제 만나서 차 한잔 나누지요
따스한 봄날....방그르...^^*

2005-03-12

김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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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학생인데요 ,
정말 맞는말 같아요 ㅎㅎㅎ
도서실에 나와 있는 여러 잘썻다는 시집을 보면서
'나는 왜 이해가 안되고 감동이 안올까 ?'
라는 생각을 자주 햇거든요 ㅎㅎ
그런 시들을 보며 저도 시를 쓸때 ,
어려운 시어들을 찾으려고 애를 써거든요.^ ^
제가 어리석은 생각을 가졌었네요 ㅎㅎ
이제 부턴 예전처럼 자연스러운 말을 써야겠어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

2005-06-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