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한 마리를 그려 줘!
뭐라구?
양 한 마리를 그려 줘!
그런데...... 왜 그러지?
부탁이야...... 양을 한 마리 그려 줘.....
난 그림을 그릴 줄 몰라.
괜찮아. 양을 한 마리 그려 줘.
아냐, 아냐, 보아 구렁이 속의 코끼리는 싫어. 보아 구렁이는 아주 위험해.
그리고 코끼리는 아주 거추장스럽고,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조그맣거든. 내게는 양이 필요해. 양을 그려 줘
안 돼! 그 양은 벌써 병이 들었는 걸
다시 하나 그려 줘
봐...... 이건 양이 아니라 염소잖아. 뿔이 있으니까......
그건 너무 늙었어. 난 오래 살 수 있는 양을 갖고 싶어.
이건 상자야. 네가 원하는 양은 그 안에 있어.
이게 바로 내가 원하던 거야! 이 양에게 풀을 많이 주어야 해?
왜 그런 걸 묻지?
내가 사는 곳은 아주 작거든....
거기 있는 걸로 아마 충분할 거야. 네게 준 건 아주 작은 양이니까.
그다지 작지도 않은 걸. 어머! 잠들었네.....
사막에서 어린왕자와 첫번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됩니다;.
몇 가지의 의문이 생기는 것도 사실입니다.
왜 사막에 비행기가 떨어졌으며, 어린왕자는 왜 그곳애서 나를 찾아 온 것인가?
사실 이런 질문은 제가 대학교 다닐 때 어린왕자를 읽으면서도 던지든 질문이였습니다.
그렇지만 결코 좋은 질문은 아닌 것도 같아요.
이런 습관은 책읽기를 하는 사람들을 가장 비겁하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니까요.
아주 못된 습관이죠. 자신의 경험과 지식에 모든 것을 얽어 메어버리는 아주 고약한 지식인들의 습관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나는 어린왕자를 볼 때마다 이런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혼자서 나 자신을 꾸짖습니다. 그리곤 '어린왕자는 너무 어려워'하죠..
그렇지만 아주 노골적으로 말하면 어린왕자는 우리 자신인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렇게 엉뚱한 요구를 하고 싶고, 가끔은 이해하기 힘든 말을 하고 싶고
이런 말을 하면 세상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 런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어린왕자는 우리 자신들이 하고 싶은 말을 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하고,
그리고 삶을 그렇게 살길 원하는 내 자신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면서도 우리 자신을 어렵게 생각하고 무슨 작가의 의도를 논하고 위로를 받길 원한답니다.
그래서 나는 어린왕자를 볼 때마다 나의 이중성을 발견하고 분노하기도 합니다.
자기 모순의 과정을 극복하려고 어린왕자를 다시 읽어 보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린왕자의 상자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 ?
지금은 저 상자 속에 빵과 우유가 들었으면 합니다.
새벽이라 그런 지 출출합니다.. 아니 배고픕니다.
오늘은 아침부터 일어나 김장을 해야 하는데..
상자 속에서 맛있는 고르게와 소보르 , 그리고 모카케잌을 꺼냅니다.
그리고 우유와 함깨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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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