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힘드시나요.
그대 치료가 필요하나요.
그대 바다로 가십시요.
그대 고래를 보러 가십시요.
바쁘다구요. 배가 없다구요.
그대 배를 만드세요.
허무를 채우는 배가 아닌
진짜 탈 수 있는 배를 만드세요.
산에 올라 나무를 심고
그 나무 자라면 배를 만드세요.
배를 만들었는데 배를 어떻게 바다로 가져갈까
고민하지 마세요. 수레를 만드세요.
커다란 바퀴가 달린 수레를 만들어
배를 바닷가로 실고 가세요.
아무래도 백년이 걸릴 것 같다구요.
백년이든 천년이든 무에 걱정 입니까.
떠나는 겁니다. 황포돛대를 타고
노를 저으며 미지의 바다로
백경에 나오는 고래를 잡으러
그러나 갈 수록 그대는 힘이 빠지네요.
배를 만드느라 체력을 너무 소모했네요.
바닷물이 생각보다 차고
파도도 너무 세고
배도 너무 고프고
아 집으로 돌아가고파
저 태평양 바다 뒤로 하고
힘들게 이룬 황포돛대의 꿈을
그대는 이렇게 허무하게 접을 건가요.
그대에게 신의 가호가 있기를
내 고향 남쪽 바다에서 그녀가
지금도 노란 손수건을 흔들고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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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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