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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6-26 14:48:30, 조회 :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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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득한 구름

[게시물 소스보기]

가득한 구름

박지웅

봄밤,
나는 구름을 한 짐 해서 산을 넘어가고 있었다

멀리 바다는 옆으로 누워 수음을 하는지
부드럽게 물을 문지르다 가늘게 떨고 있었다

입술이 열릴 때마다 푸른 숭어가 뛰어올랐다

산마루에 서자 바람이 구름을 조금 떼어 갔다
달의 담장이 건너다보이는 후박나무 곁에 잠시 앉았다가
구름을 지고 산을 내려간다

아무것도 꿈꾸지 않는 것이 나의 꿈이었으나
어쩌다 오두막을 짓고 나는 어쩌다 사랑하게 되었나

그 집을 오랫동안 베었더니 구름만 한 짐 나온 生
이제 내가 당신을 나간다

1969년 부산 출생
2004년 《시와 사상 》신인상
추계 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재학중
2005년 <문화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너의 반은 꽃이다』』『구름과 집 사이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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