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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으로 자신을 지워 없애려 몰두하는 것은 한층 더 멀리 가기 위해서 일 거다
보이지는 않지만 느껴지는 바람처럼
보이지는 않지만 맡아지는 향수처럼 날아가고 휘발하기 위해서 일 거다
우리는 뭔가 헤아릴 수 없는 것 안에 있지만
매순간 우리는 우리 눈앞에 있는 것만 볼 수 있지만
전체상이란 그 모든 조각들의 모음을 통해서 우리 스스로를 재구성해 낼 수 있을뿐
방안에서는 방안 전체를 볼 수 없듯이
자기 안에서는 자기를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자발적으로 자신을 지워 없애려 몰두하는 것은 한층 더 멀리 가기 위해서 일 거다
우리를 표현해줄 어떤 것 속으로
정확히는 그게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할지라도 결국엔 우리가 향해 가는 여기 이 한 발자국은
그만큼 그 곳에 닿을 한 발자국 거리를 좁혀줄 것이며
더 이상 그 거리를 좁힐 수 없는 순간이 올 것이다 말들을 갖지 않는 하나의 말
거기에 다다르면 우리는 끝날 것이다
도가도 비상도, 명가명 비상명 라던 그것
신은 발음할 수 없는 이름을 갖고 있다던 유대 신비주의 카발라처럼
내가 감히 무슨 대답들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답은 결코 우리를 완전히 다 담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아, 여전히 가야 할 거리가 있다
아무것도 쓸 수 없는 이 때처럼 나는 뭔가를 쓰고 있지 않는가
그러므로 여전히 가야 할 길은 멀다
글을 쓴다
인정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 그 차체가 거기에 기대어 있기 때문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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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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