鵲巢日記 15年 02月 03日
햇볕 따뜻하게 내리쬐는 사동이다. 날씨는 춥지만, 곧 봄이 올 것만 같다. 사람이 봄을 기대하는 것은 꽃이 피고 열매를 맺기까지 그런 일련의 마음이 나에게도 있었으면 한다. 하지만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 어찌 봄을 기대하는가! 싹을 틔우든 못 틔우든 그 싹이 너무 일러 오르다가 추위에 그만 얼든 갖은 풍파에 꺾여 더는 못 자라도 씨앗은 뿌려야 한다. 그래서 창업도 어려운 것이지만 그것을 지키는 것은 더 어려운 것이다.
따뜻한 봄이 오고 꽃이 피고 적당한 바람도 불어서 맑은 하늘 보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
본점, 여 인근에 버섯농장으로 크게 성공하신 사장님 오시었다. 커피가 필요했다. 강 선생께서 전화 주실 때 사동에 있었는데 급히 달려오기는 했지만, 뜻밖에도 본점 머물러 커피 한잔 하시고 계시었다. 나도 커피 한잔 했다. 오늘따라 케냐가 입에 착 붙는다. 사장님께서는 버섯재배농장을 지역사회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상표이미지를 확고히 심고자 많은 고심을 했다. 지금은 아예 버섯 식단을 만들어 오히려 버섯 요리로 더 가까이 가고자 부단히 노력하신다. 많은 자금을 투자해서 식당을 지으셨고 고객의 입맛에 맞게 몇 가지 선을 보였다. 그리고 고급 커피를 지향하기 위해 에스프레소 기계를 넣었다. 그럴 뿐만 아니라 더치커피를 만드는 방법도 알고자 본점에서 간단히 지침 받으시기도 했다.
찾으시는 손님과 손님의 소개 소개로 찾으시는 손님이 제법 된다. 하지만 함께 일할 가족이 늘 달린다. 바리스타가 필요하다며 추천해주었으면 했다.
“이 사장님,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커피 일할 사람 좀 부탁합니다.” 하시니, 바(bar)에 더치커피 내리려 준비하는 강 선생께서 한마디 한다. “제가 근무하는 시간인데요.” 했다. “그럼 미라 씨가 오면 되겠네.” 했다. 옆에 앉아 커피 한잔 마시며 뜨끔거렸다. (나는 아무런 말없이) 커피 한잔 마셨다. “이 사장님 일할 사람 추천 부탁합니다.” (강 선생은 등 돌려 설거지했다. 대화를 계속 나누었다) “네 사장님 이미 교육받으신 분, 몇 분 계십니다. 제가 알아보겠습니다.” “우리는 찾아오시는 손님 소개로 오시는 분이 꽤 많습니다.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많이 움직이지는 않지만 날 풀리면 많이 찾으실 듯합니다. 그러면 회의도 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으니 단체손님도 받을 수 있고요, 이 층은 그런 장소로 좋아요.” 이 사장, “네 알아보겠습니다.” 사장님께서는 그 외 팥빙수에 관한 얘기도 하시었고 관련 기계도 여쭤보고는 버섯농장으로 가시었다.
오후, 커피 주문이 몇 군데 있었지만 모두 서 부장이 다녀왔다. 커피 교육 시간이 어중간하게 잡혀 있으니 별달리 움직일 수는 없었다. 교육에 앞서 압량에 잠깐 다녀왔다. 압량에는 오 씨께서 일한다. 아까, 서 부장과 교대하면서 잠깐 들려 달라는 말씀도 있었다. 하지만 별달리 큰일 있어 부른 것 아니라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들렸다. 압량에서 에스프레소 한잔했다. 오 씨께서 한마디 한다. “내(我 )일 할 때는 보통 일이 아니었는데 카페 일이 거저 무덤덤하네요.” 그러니까 영업이 안 되는 상황을 보고 하신 말이다. 부산에 있을 때도 그렇게 영업이 잘 되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하루가 애가 탄 것은 사실이었지만 이곳은 남의 일이지만 걱정되는지 이것저것 물으신다. 바깥은 차만 씽씽 다닌다. 어느새 3시 다 되었다.
커피 일을 두고 일관성과 상호성, 권위, 심리, 희소성을 얘기했다. 모두 사업적인 내용이다. 강의는 한번 듣고 뒤돌아서면 잊어버리기 쉽다. 1부 강의가 끝났을 때 질문 있는지 물었다. 필자의 책(커피 향 노트)을 조금 읽어 보았다고 했다. 흡족한 안색이었지만 질문 하나 있었다. “여기서 배워 나간 사람이 많은지 또 성공한 사람은 얼마나 있는지?” 어제 얘기했다만 다시 똑같은 말을 하기에는 석연치 않았다. 지금껏 700여 명 이상 커피 배워갔다. 그간 유명한 카페도 많이 나왔다. 부산에 “카페 ***”, 포항 “커피 ***”, 경산 “카페**”, 대전 “칼디* **”등 커피를 배워서 스승보다 더 많은 분점을 낸 곳도 있으며 규모나 자본에서 전국 단연 1위의 카페(창원 커피**)도 나왔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교육은 자꾸 할수록 부끄러워지는 것도 사실이다. 알고 모르는 것은 별 차이 나지 않기 때문이다. 종이 한 장의 안과 밖의 거리도 안 된다. 그러니까 거기서 거기다. 창업하고 일을 추진하는 것은 남다른 용기와 무모한 전투 같은 것이 있어야겠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누구나 반듯하게 서는 것은 아니다. 아까도 군중심리에 관해서 이야기했지만, 카페는 사람이 오는 것이고 소비문화를 만들어 가는 것이니 카페 장으로 바른 힘을 가지지 않으면 안 된다. 요즘은 커피만 파는 것이 아니라 커피에 담은 철학을 파는 곳도 많이 생겼다. 그러니까 지식을 판다. 앞으로는 이 카페가 더 많아질 것이다. 사회가 더 복잡다단하고 소외감은 더 높아만 간다. 직업은 더 복잡해지겠지만, 단순화되는 것도 사실이라 사람은 여유와 시간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커피 한잔에 철학을 파는 가게를 보았다. 인생은 결코 돈만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언제부터 알 게 되었다. 그렇다고 돈을 벌지 못해서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아니다. 엮으면 엮을수록 복잡한 것이 사회라 정신적 피로도 많아 이런 생각하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커피 세계를 천천히 걸어봅시다.
2부 교육했다. 커피 어원과 기원에 관한 이야기다. 기원은 책(커피 향 노트)에 있기에 읽으면 되는 거라, 기원을 바탕으로 뿌리를 이야기했다.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지 않는다는 말도 있듯이 나의 일에 뿌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 뿌리는 믿음이다. 칼디가 커피를 먹고 안 죽었듯이 나의 커피에 믿음을 부여하는 제반적인 경영과 경제활동이 뒤따라야 할 것이다. 커피의 어원은 우리말 비유로 설명했다. 그러니까 서울은 서라벌에서 변천됐다. 가을이란 단어도 마찬가지다.(변천의 과정을 거쳤다.) 커피도 에티오피아 카파라는 동네에서 발견되어 아라비아 반도 거쳐 유럽 여러 나라와 영국에 이르게 되어 커피라는 명칭을 얻게 된 것이다. 언어는 30년에 한 번씩 변천되어 간다. 지금 아이들이 쓰는 단어는 웃어른이 모른다. 커피도 예전에는 다른 말이었다.
오후 4시, 이상 교육 마칩니다.
압량을 거쳐 사동에 머물렀다. 김 영수 선생께서 지은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679리에 달하는 대장정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사마천이 쓴 의미 있는 말을 하나 남기며 오늘 일기를 마감한다.
“재산이 없는 사람은 힘써 생활하고, 조금 있는 사람은 지혜를 써서 더 불리고, 많은 사람은 시기를 노려가며 이익을 더 얻으려 한다. 이것이 삶의 진리다.”* 이 글을 쓰는 필자 또한 재산 없이 일을 시작했다. 하루가 노동이었다. 지금의 일은 젊을 때만큼의 노동은 없으나 재산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자산을 운용하는 방법을 알아 삶의 지혜로 삶을 엮는다. 많은 돈을 부러워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쉽게 돈을 벌고 싶지는 않다. 하루가 힘들어도 나만의 철학을 갖고 쌓아나가겠다. 사기를 쓴 사마천께 존경의 예를 올리며 이 글을 평한 김 영수 선생께도 고마움을 지면으로나마 흔적을 남긴다.
각주] 김영수 ‘사마천 인간의 길을 묻다’ 651p
鵲巢李鎬杰 |
|
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