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고향열차’ 내일부터 6월까지 매주말 운행
“주말에는 산너머 남촌으로 달리는 고향열차 타고 농촌전통 테마마을 관광을 즐기세요.”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사는 주부 이정순(43)씨는 아들 김민수(14)군, 딸 혜진(12)양과 함께 주말인 오는 23일 농촌전통테마마을에 가기 위해 고향열차를 이용하기로 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근교유원지 대신 아이들에게 고즈넉한 농촌 속에서 자연과 고향의 멋과 맛을 직접 체험하도록 하겠다는 것. 벌써 예약까지 끝낸 이들은 고향열차 홈페이지를 통해 주변관광 정보를 수집하며 여행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농촌진흥청이 한국철도공사, 한국문화관광연구소와 함께 도시-농촌간 교류사업으로 주말마다 운행하는 고향열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열차를 타고 9개 마을 고향으로 떠나는 이 상품은 오는 9일부터 매 주말 서울을 출발, 도착역에서 농진청이 제공하는 버스로 갈아타고 농촌 마을을 찾아 농촌 주민과 함께 계절 음식을 맛보고 민속놀이와 민박을를 체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채워졌다.
농진청 손정수 청장은 “도시와 농촌을 연결하는 고향열차 사업은 도시민에게 낭만을, 농업인에게는 희망을, 철도공사에는 운임을 가져다 주는 삼생사업(三生社業)”이라며 “효과가 좋을 경우 다양한 프로그램을 추가해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는 9일에는 서울 청량리역을 출발, 경북 영덕군 창수면 인량리 ‘나라골보리말’이라는 마을로 고향열차가 운행된다.
겨우내 얼었던 영덕계곡의 물소리와 봄소식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이곳은 고풍스러운 한옥들과 종갓집이 즐비하고 토담너머 보리밭에서는 봄바람에 물결치는 ‘보리피리’소리가 들리는 곳. 먹음직한 영덕대게 시식과 함께 복숭아꽃축제, 고택숙박, 종가음식만들기, 보릿짚공예, 봄나물캐기, 밀서리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참가비는 1박3식에 열차 운임까지 포함해 성인 7만3600원, 만 4~12세 어린이는 5만4300원이다.
또 오는 4월17일에는 일일 나무꾼과 도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충남 연기군 전의면 ‘금사 가마골’마을이 기다리고 있다. 흙에 금싸라기가 많아 한때 사금(砂金) 채취로 유명했던 이곳은 유황온천이 있고 보리밭의 저수지 변에는 분청사기를 굽던 가마터가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 가면 가마굽기에 필요한 나무구하기와 장작패기, 도자물레체험, 노천가마불붙이기, 황금화분만들기 등을 체험할 수 있다. 참가비는 당일로 중식제공에 어른 3만4200원, 어린이 2만5000원.
오는 4월23일에는 서울 청량리역을 떠나 산야초를 만날 수 있는 충북 제천시 수산면 하천리‘산야초마을’로 향한다. 지난 85년 충주댐 준공으로 수몰돼 이주한 아픈 역사를 갖고 있는 산야초마을에서는 약초꾼체험산행과 약선요리, 약초향낭 만들기, 약초천연염색, 약초차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참가비는 1박4식에 어른 6만1600원, 어린이 4만5000원.
이외에도 오는 5월부터 6월까지 경기 양평의 ‘옹달샘 꽃누름마을’, 충남 예산의 ‘삼베국화마을’, 전남 구례 ‘다무락마을’ 등을 포함해 모두 9개마을 12편의 열차가 운행될 예정이다.
고향열차는 무궁화호로, 여행 예약 신청은 한국문화관광연구소 고향열차 홈페이지(www.lookorea.org)나 전화(02-3413-0909)를 통해 선착순으로 받는다.
농진청 생활자원과 신영숙 과장은 “이번 상품은 도시의 어른들에게 고향추억을 일깨워주고 아이들에겐 아름다운 꿈을 심어주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예약을 통해 주변관광과 답사 및 체험코스를 잘 선정하면 뜻깊은 나들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원〓김형운기자 hwkim@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5/04/08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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