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쌀을 실어 나르기 위해 일제에 의해 군산항이 개항된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일이다. 그러나 개항 100년을 훌쩍 넘긴 군산은 산업화, 공업화의 대열에서 소외된 세월을 살아왔다. 이제 제대로 된 삶의 터전을 만들기 위한 노력들이 피어나는 희망의 도시라고나 할까.
군산항은 일본으로의 쌀반출을 계기로 발전했으며 구 한국정부의 최초의 투자에 이어 일제에 의하여 1909년부터 1915년까지 3만 2천 9백원(圓)을 투자하여 잔교 3기를 축조했고 화물전용철도 인입선을 강안까지 연장 시설했으며 1933년까지는 부잔교 3기, 철도, 도로, 기타 해륙연결 시설과 육상의 제반시설과 제4 부잔교까지 축조하여 3천톤급 선박 등 6척이 동시에 접안과 하역이 가능토록 했다.
이처럼 항만의 기능이 장족의 발전을 보게된 군산항은 무역액에서 개항 당시의 1만 2천원이 1934년에는 7천 4백여 만원으로 무려 6,159배나 신장되었는데 이를 보면 군산항을 통한 호남지방의 쌀이 엄청나게 일본으로 수출된 사실과 함께『쌀의 군산』이라는 군산의 별칭이 왜 생겼는지를 알 수가 있다.
백릉(白菱) 채만식(蔡萬植)은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탁류(濁流)’에서 군산을 이렇게 묘사했다.
“낙동강이니 한강이니 하는 다른 강들처럼 해마다 무서운 물난리를 휘몰아 때리지 않아서 좋다. 하기야 가끔은 홍수가 나기도 하지만. 이렇게 에두르고 휘몰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고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大處 : 市街地) 하나가 올라 앉았다. 이것이 군산(群山)이라는 항구요.”
채만식은 1902년 군산 임피에서 태어나 일제 식민지 시대와 분단시대를 고난 속에 살다 간 한국 근대 문학사상 최대의 문제적인 작가로 평가 받고 있다.
그는 날카로운 현실비판 정신과 특유의 풍자, 반어, 역설의 수법으로 ‘탁류’, ‘태평천하’, ‘금의 정열’ 등 120여 편의 장ㆍ단편 소설과 희곡 및 수많은 평론, 수필 작품을 남긴 군산이 낳은 문호다.
그가 태어난 지 100년 세월이 지나 그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금강 하구둑 변에 ‘채만식 문학관’을 건립하여 문을 열었으니 규모는 작지만 군산 시민의 자랑이 아닐 수 없다.
쌀과 채만식이 유명한 군산에 또 하나 유명한 먹거리가 있으니 이름도 생소한 울외 장아찌 이다. 울외는 월과(越瓜)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박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열매로 참외의 변종이기에 모양은 참외와 비슷하나 참외보다는 단맛이 적다. 이런 열매를 식품으로 이용하여 저장하게 되면서 만들어 졌는데 다른 장아찌와는 다르게 주박(酒粕)을 사용하여 저장한 것이 그 특이한 점이다. 맛 또한 사각이면서도 숙성된 향이 입안에 맴도는 뛰어난 식품으로서 선조들이 술을 담그면서 생긴 주박(酒粕 - 술찌게미)을 이용하여 오이나 고추처럼 장아찌를 만든 선조들의 지혜가 담긴 음식이라 할 수 있다.
무공해 농산물인 울외를 이용해 만든 울외장아찌는 전북 옥구 지역에서 오랜 전부터 정종주박을 사용하여 고유의 전통 절임기술로 만들어온 독특한 맛이 나는 진미 반찬으로 특히 일본인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약간 단맛과 짠맛이 나는 독특한 향을 지닌 울외장아찌는 울외를 깨끗한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겉과 속을 얇게 썰어 낸후 그대로 먹어도 되며, 취향에 따라 참기름, 굵은 실고추, 통깨 등으로 조리해서 먹으면 더욱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군산 울외 장아찌는 지금부터 30여년 전 일본에서 재배하고 있는 종자를 들여온 게 시작으로 현재는 군산에서 전국의 70% 정도의 울외를 재배하고 있으며 장아찌로 가공, 공급해 내고 있다. 아직은 많은 사람들이 모르지만 차츰 군산지역의 대표적 특산물로 자리잡고 있는 상태다.
현재 군산에서 울외를 재배하고 있는 지역은 성산과 옥구, 회현, 임피 등 33농가 15ha. 이를 소금에 절여 주박과 설탕을 혼합한 뒤 1개월 정도 숙성 시킨 후 제품으로 공급하고 있다.
현대에 와서 울외 장아찌가 각광 받고 있는 이유는 각종 미네랄과 비타민의 영양소가 풍부한 식품이라는 것. 땀을 많이 흘려 피로해지기 쉬운 여름철 입맛을 돋우는 밑반찬으로 제격이라는 평이다. 또 담백하면서도 짭짭하고 새콤달콤한 맛으로 성인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이와 함께 대부이동과 혈액 순환에 아주 좋다는 임상학적 평가도 받아 놓고 있다.
이제 군산 울외장아찌는 세계 무대로 향한다. 이미 특허청의 상표등록(제302699)도 마쳤으며, 96년 동계유니버시아드대회개최 지역 특산품으로 지정된 바 있다. 현재는 미국과 유럽 등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이 경험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해외시장 개척에 나설 움직임이다.
외국에서 들여온 제품이 외국 수출을 주도하기 위해 뛰어가고 있는 것이다. 울외가 장아찌를 만나 수출 효자종목으로 등극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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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 료 : 울외, 설탕, 소금, 청주주박
① 주박을 구입해 끓는 물을 넣어 단단해지고 뭉친 주박을 수제비 반죽 또는 개떡반죽처럼 부드럽게 만들어둔다
② 울외는 물에 씻어 물기를 제거하고 반을 갈라 씨와 속을 긁어낸다.
③ 굵은 소금을 듬뿍 뿌려 24시간동안 절인다.(골고루 뒤집어 주고 위 아래를 교체한다) 맨 위엔 무거운 것으로 눌러둔다.
④ 24시간 절여진 울외를 다시 24시간동안 물이 쏘옥 빠지게 눌러둔다. 이것도 마찬가지로 위 아래를 교체해 준다.
⑤ 저장용기에 ①의 주박을 개떡처럼 반대기를 빚어 저장용기의 바닥에 빈틈없이 깔아주고, 절여 물기를 뺀 울외를 한층 깔고 설탕을 0.7ｃｍ두께로 덮는다
⑥ 설탕, 주박, 울외, 설탕, 주박순으로 켜켜이 쌓고 맨위에는 주박을 듬뿍 덮어 비닐을 덮고 밀봉보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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