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선생님의 미모
교직 25돌을 맞은 황소아지매는 학교에서, 가정에서, 교회에서 라는 세 가지 면모, (줄여서 세모)를 꽃과 나비라는 책에 줄줄이 엮었다.
1. 학교에서
황소아지매가 양양고등학교에 근무할 때
“생물선생님은 황소아지매예요 그 이유는?”
이라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고집불통이라서요
성이 누를 황(黃)이고 키가 작아서(小)요
젖이 많이 나와서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와 수업 후 젖이 많이 나왔다는 상철이를 불렀다
황소아지매 : 상철아 힘이라면 모를까 황소에게 무슨 젖이 나오니?
김상철 : 아, 예 젖소로 잘못 들었어요.
황소아지매 : ㅎㅎㅎㅎ
얼마 전 황소아지매는 무슨 꽃인가요? 하기사 좋은 꽃이겠지요만.
일곱권의 책을 보내준 어떤 시인이 물었다. 그 다음 날
생물선생님은 ( )꽃이예요. 무슨 꽃일까요?
라고 2학년 4반에 가서 물었더니 혜민이는 (호박)꽃, 실장인 가빈이는 (할미)꽃과 (안개)꽃, 수빈이는 (민들레)라고 하였다. 이어서 큰소리로 잡초라고 한 근해 때문에 웃음바다가 되었다.
나는 호박꽃, 민들레, 할미꽃, 안개꽃이라고 답장을 보내드렸다.
황소아지매의 세 가지 면모는 무엇일까요? 라고 물었더니
수빈이가
마음씨, 글씨, 솜씨라고 하였다.
황소아지매 : 수빈아, 너에게서 처음으로 동문서답을 들어보구나, 그렇구나!
수빈 : 아무렴 선생님의 미모가 선생님의 마음씨와, 솜씨와 글씨를 따라오겠어요?
수빈이는 세모를 미모로 들었던 것이었던 것이다.
꽃과 나비라는 문집의 여는 글(머리말)을 쓰고 나서 격려사를 어떻게 하나 고민하였다. 사자굴에 있는 다니엘에게 온 하박국 선지자가 생각난 황소아지매는 성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하두봉교수님께 조심스럽게 격려사 이야기를 꺼냈다. 나의 염려와 달리 격려사는 순발력 있는 총알처럼 새해 아침에 도착하였다.
2. 가정에서
우연히 검색에서 황현숙을 쳤더니 황소아지매의 수필이 줄줄이 나왔다. 클릭을 하고 보니 세계는 넓지만 속초는 좁다.
님과 함께라는 카페지기는 남편(별명 : 크라크케이블)의 지도교수님이자 내가 근무하고 딸이 다니는 설악여중의 운영위원장이다,
님과 함께-----황소선생님 카페에 가입하시고 직접 수필을 좀 올려주시면 안될까요?
황소아지매-- 저푸른 초원위에로 시작하는 님과함께라는 남진의 노래를
사모님과 함께 크라크케이블과 황소아지매 앞에서 불러주셔야 됩니다.
님과함께 : 하하하 황선생님, 우리가 뜌엣으로 마이크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입니다. 저도 한 가지 요구 사항이 있어요.
황소아지매 : (자신 만만하게)못하는 것 빼고 저는 다 할 수 있어요.
님과함께 : 저푸른 초원위에 ---우리가 노래 부를때 크라크케이블과 선생님은 춤을 추셔야 합니다.
욕심을 부리다가 판판이 낭패를 당하는 나는 머리를 긁적거렸다.
어젯밤에 남편이 이혼해달라는 꿈을 꾸었다. 시어머니와 손윗동서인 형님이 같이 있었는데 내가 낼 수 있는 가장 큰 소리로 내 사전엔 이혼이란 말이 없어서 안된다고 하였다. 데굴데굴 구르면서.
왜 안되냐고 묻는 남편에게
황소아지매 : 첫 째, 결혼 서약은 신랑, 신부의 약속이기도 하지만 62억의 사람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이예요.
둘 째, 다 이루었기 때문이예요
크라크 케이블 : 난 이룬기 하나도 없는데 당신은 뭘 다 이루었어요?
황소아지매 : 예쁘고 착하고 건강한 자녀를 얻고 싶었는데 아들, 딸 골고루 다 가지고 있잖아요.
황소의 시어머니 : (데굴데굴 구르다가 가만히 있는 황소아지매를 보다가 맡며느리를 보며) 자 고집은 하늘도 못 말려.
황소의 형님 : 그런 것 같아요.
황소아지매 : (머리를 쓰다 듬으며 일어나 시어머니께 가까이 가서) 그렇긴 하지만 어머니, 제가 억지부린 적 있었나요? (사전이야기할 때완 딴 판으로 나직하게)
“한 사람이 쓰러지면 다 쓰러진다.”
저는 이말 때문에 목숨 걸고 서 있어요
아침에 일어안 황소아지매는 크라크 케이블에게 꿈 이야기를 했더니 개꿈이라며 냉수나 빨리 떠오라 했다. 잔에 받추어 냉수를 가져다 주며 황소 아지매가 웃었다.
크라크 케이블 : 아침부터 왜 웃어. 냉수는 당신이 마셔야할 듯!, 당신이 먼저 마셔
황소아지매 : 당신이 마셔요.
크라크케이블 " 당신 먼저
황소아지매 : 아니. 하늘같은 남편 먼저
크라크 케이블 : ㅎㅎㅎ 그럼 내가 먼저
형님먼저 아우먼저라는 라면 선전이 생각난 황소아지매는 또 웃었다.
황소아지매 : 여보, 방학 바로 전, 12월 19일에 학생회장 선거를 했어요. 3팀이 출마했는데 선거유세 때, 부회장후보인 채 새롬이가 회장 후보인 강예진이 머리에 찬 물을 한 바가지 부었어요. 예진이가
“찬물 맞고 정신차리겠습니다.” 라고 하여 체육관 개관 이래 가장 떠들썩하게 웃었어요.
크라크 케이블: 체육관 개관은 언제 했는데
황소아지매: 12월 1일요
크라크케이블도 웃엇다.
황소아지매 : 수 백년, 수천년만 역사가 아니라 한 달도 역사는 역산기라예
크라크 케이블 : 하하하 배연정을 불안하게 하지마
황소아지매 : 자다 일어나 왠 봉창인기요? 나는 배연정에게 아무짓도 안했심더.
크라크케이블 : 배연정이는 코메디계의 마를린 몬노라고 자칭 말하거든. 내가 볼 땐 당신이 갑자기 나타난 유머계의 혜성이야
3, 교회에서
황소아지매는 1983년 예수님을 영접했지만 1988년 불신 결혼으로 신앙생활을 하지 않다가 몇 달 전 부터 교리공부를 하고 있다. 세례명은 사도 바울의 여성형인 파울라(바울라)로 하고 싶었는데 며칠 전 마더 데레사도 좋을 듯 하였으나 파울라로 하려고 한다.
황소아지매 : 여보 당신은 세례명 뭘로 하려고 해요?
크라크케이블 : 황현숙 할래
황소아지매 : ㅎㅎㅎ 자격이 미달이라서 황송하고 고맙긴 하나 죄송해요.
그리고 나는 남자가 아니잖아요.
크라크케이블 : 남자 맞잖아, 힘센 수소니까!
황소아지매 : 여보 나는 구인환교수님(소설가. 문학과 문학교육연구소장)의 사모님인 소피아(오순례)여사를 대모로 하려고 해요. 당신은 누가 있어요?
크라크케이블 : 내 세례명과 대부는 당신이 기도 좀 해 줘
황소아지매 : 당신만 괜찮다면 구인환(세례요한)교수님께서 당신 대부 해 주신다고 했어요.
크라크케이블 : 그러면 아주 좋지
남편이 시인으로 등단(2006년)할 때 중학생이 읽어야할 소설과 중학생이 읽어야할 시라는 구인환교수님의 저서 두 권을 가지고 온 것이 인연이 되었다.
교리책을 보던 중
크라크 케이블 : ( 여러 가지 기도문을 읽다가) 여보 난 십계명 중 8가지는 자신 있는데 두 가지가 자신 없어
황소아지매 : 그게 뭔데요?
크라크 케이블 : 일곱 번 째와 열 번 째 것
이라며 밑줄을 그었다.
황소아지매 : 여보 나는 한 가지만 자신 있어요.
크라크 케이블 : 그것이 뭔데
황소아지매 : 가운데 있는 다섯 번 째, 네 부모를 공경하라요.
키로 보나 미모로 보나 믿음으로 보나
역시 당신이 앞서 가요
황소아지매는 남편과 함께 성탄 미사를 보러 갔다.
성당 마당에는 성탄절 이후로 아직까지
아기 예수님이 깨끗한 이불을 덮고 누워 있다.
황소아지매 남편 : 여보 당신이 저기 들어갈래 , 내가 들어갈까? 라고 묻자
안셀모 신부님 : 두 분이 같이 들어가 누우세요
황소아지매부부 : (동시에) 네 그래도 되나요? 그러죠 뭐.
된다 안된다는 답을 말할 시간도 없이 기다렸다는 듯이 곧바로 그러줘라고 하였다. 빅토리아수녀님 : (눈을 동그랗게 뜨시고) 뭐하시려고요? 어젯밤에 기도하느라 못 주무셨나 보네요. 그런데 커텐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황소아지매 : 수녀님 커튼 같은 것은 없어도 되예. 우리는 새새새쎄나 할낍니더.
주임신부님 : 사통팔달하고 늘 건강한 황소선생님, 올해는 뿔 좀 키워 보세요?
뿔도 없는데 무슨 황소입니까?
황소아지매 : 신부님 그건 안됩니더. 뿔이 나면 가만히 있는 사람도 심심찮게 들이받거든요.
12월 24일 시댁의 장조카에게 은성이가 태어났다. 결혼 20년 만에 우리는 처음으로 두 손을 꼭 잡고 기도를 하였다.
오 하느님,
갓난 아기 은성이가 자라듯이
우리의 믿음이
순수하게 쑥쑥 자라서
예수님을 본받게 도와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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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 (운영자 :산장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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