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요 "큰이십팔점박이무당벌레"예요.
저는요 절대로 시금치도 안먹고 시래기도 먹지 않아요.
왜?...그런지 아세요.
시어머니의 "시"짜만 들어가도 구역질이 나거든요.
제 얘기 좀 들어 보실래요.
처음 제 남편과 결혼을 할때는 그 시에미란 작자가
저에게 얼마나 얼마나 잘 해주었는지 아세요.
제가 밥을 지어 올릴려고 해도 자신이 하겠다고 하며
저를 쉬게 해주었어요.
그때는 얼마나 얼마나 행복했는지 몰라요.
지금 가만히 생각해보니 결혼전에 이미 임신을 했었거든요.
그 손자 쌔끼를 튼튼하게 볼라고 저 한테 잘 해주었나 봐요.
속이 뻔히 보인다니까요.
손자가 어느 정도 크고 나니까 그만 태도가 달라졌지 뭐예요.
그 손자는 내가 낳고 내가 젖을 먹여 키우고 있는데...
애가 말을 안들어서 엉덩이 한대 때린걸 가지고
나를 그렇게 야단치잖아요.
자기 앞에서 때렸다고.
그애가 내새끼지 어디 지새낀가요? 뭐....
내가 내새끼 한대 때린다고 지가 뭔 상관이람.흥.
어디 그 뿐인줄아세요?
반찬 한가지를 해도 사사건건 간섭을 해요.
반찬이 조금만 짜도 잔소리, 싱거워도 잔소리,
시장엘 같이 가도 뭐든 꼭 물어보고 사야 한다니까요.
이건 시아버지가 좋아하니까 사야하고
이건 남편이 좋아하니까 사야하고
이건 손주가 좋아하니까...등등
그리고 요즘은 제가 완전히 하인이 되었다니까요.
반찬, 빨래, 청소도 제가 다해야 하거든요.
자기는 항상 손주하고 놀기나 하면서.
말이 막혀 입도 안나온다니깐요?
내가 좋아하는건 하나도 못사게 하고.
그리고 왜?
고리타분하게 케케 묵은 옛날에
자기가 자기 시어머니 밑에서
고생했던걸 자꾸만 얘기 하는지 모르겠어요?
내가 뭐 훈계나 듣고 있을려고 결혼을 했나?
우리 친정 엄마는요?
제가 좋아하는건 무조건 다해주거든요.
그리고요. 제가 반찬 한가지만 해도
어떻게 이렇게 맛있게 했느냐고 껍벅 죽는데.
우리 시어머니는 뭘 몰라도 한참 모른다니까요.
애새끼 때문에 결혼한걸 도로 물릴수도 없고...
어이구!!! 어이구야...내가 못산다 못살아.
이 서방인지 남방인지 하는 작자는
이편도 아니고 저편도 아니고
이건 완전히 꿀먹은 벙어리라니까요.
틀려먹은 시에미에게 틀렸다고 따끔하게 얘기 한마디만 해주지.
밤에는 누구의 품안에서 자는지도 모르는가봐요?
무슨 놈의 팔자가 이렇게도 나쁜지?
얘...무당아...
그래도 너는 행복한줄이나 알아라.
너의 시아버진 너를 끔직히 위하든데, 뭘?.
나도 네 잔소리를 듣자니 힘이 든다.
날이 밝아 오는데 아직까지 할얘기가 남았니?
얘... 풍뎅아...
네가 자꾸만 들어주고 있으니 더 떠드는거야.
너부터 자거라.
그리고 무당아 네 남편이 찾는다 빨랑 가봐라.
너하고 사랑을 나누고 싶어서 그런가 보다.
그래도 네 남펜이 최고 인기라.
힘도 쎄고...그 뭣이냐...덩력도 좋고...
씰데없이 행복한 잔소리나 하고 있고만...
애만 봐주어도 그게 어딘데.
내는 맞벌이 햐랴.애보랴 ,
빨래하랴, 밥하랴,몸이 세개라도 못당하겠는데..
어!!!!
벌써 사랑을 하고 있네 그랴....ㅋㅋㅋ
많은 며느리들이....
시어미가 얘기하면 잔소리로 들리나 보다.
당신도 머지 않아 시어머니가 된다.
당신 며느리도 당신의 충고 한마디를 잔소리로 받아 들인다.
한지붕 밑에 두 여왕이 있으면
왕위 쟁탈전으로 다투기 마련인 모양이다.
누구나 항상 나의 입장만 고려하여 생각하기 때문이 아닌가?
대부분의 동물들은 수컷들이 다투는데...
사람들은 뭇 미물들하고는 달라서 이렇게 다투나 보다.ㅋㅋㅋ
오늘 벌거지 일기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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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