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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힘든 대기권 진입을 치러내는 우주캡슐처럼
눈알맹이는 동그렇게 충혈되어서
사회가 필사적으로 심어주려 하던
선악의 야단법석을 중화시키고 있다
모두들 균등하고 올바르게 돈을 증오하지만 사랑하듯이
쇼핑몰에 길잃은 아이처럼
눈빛의 공포가 지닌 무게감을 지니고 있다
우주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들까지
어딘지 모를 곳에서 와서
영원히 어딘지를 모를 곳을 향해 꾸준한 속도로 기어간다
별안개가 너울거리는 은하수
지질학적 반응 속도 만큼 느리게 삶은 오고 간다
이게 그거야!
따 먹지 말라고 빤히 보이는 곳에 버젖이 심어놓은 심뽀를 생각한다
아직도 익지 않은 작고 파란 사과의 무게로
가지가 구부러져 있는 여름 날을 나는 즐길뿐
오늘 저녁까지는 괜찮을 거야
오늘 저녁까지는 한참이나 남았으니까
잃을 게 있었다면 이미 모두 잃었다
이미 일어난 일보다 더 나쁜 일이 닥칠 순 없거든
그러므로 나에게 남은 것은 마침내, 자유, 자유일뿐
지금 갖고 있는 것 이상의 세상 같은 건 필요 없다
약간이라도 희망을 품게 될 때
상황은 더욱 나빠질 테니
액자 그림을 위해 벽에 못을 박듯이
키보드를 두드린다 길고 무기력한 폭발,
방귀 같은 시의 뺨에 건조한 입맞춤을 여기 남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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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 일기 (운영자 : 이혜우)
▷새로운 시인을 기다리며
▷삶을 위한 에세이
▷시의 길을 가는 젊은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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