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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미소	(작성일 : 2009-10-24 19:11:54, 조회 :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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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이벤트) 가을향처럼 그리운 친구에게

가을향처럼 그리운 친구야!
사랑도 소녀 인숙이와 한산도 소녀 나 그리고 미수동 소녀 영란 우리는 삼총사였지
너희 집 고목나무 유자가 노랗게 주렁주렁 익어가던 가을바다 향기가
아련한 설레임으로 스며 들던  들녘을 우리는 코스모스처럼 걸었었지
나에게 처음으로 지금의 남편인 너희 남친을 소개 시켜주었던 그 가을이기도 하다
윤호씨도 잘 지내는 거지?
노랑빛 유자향기와 쑥부쟁이 그리고 구절초 향기가 온 들녘을 흐르던 들길을
너와 너의 남친과 나 셋이서 걸었었지. 가슴속엔 새빨간 부끄러움이 고개를 들었지만
그것을 들킬 새라 쫑알쫑알 참새마냥 말을 많이 했던 추억이 홍시감처럼 붉어진다

여고를 다니면서 부산에 있는 고등학교에 몰래 시험 보러 가던 날
나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시외버스 주차장까지 배웅을 나와 주었고
아침 자율학습시간에 지각을 하여 인숙이와 너는 복도에 꿇어 앉아
두 손 들고 벌 섰던 그 고마운 추억을 어찌 잊을까
너랑 인숙이와 여고시절 3년을 함께하지 못하고 부산으로 유학을 먼저 떠나 온 나에게
경찰 출신답게 엄하고 강하기만 한 막내 삼촌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하여
자유를 선언하여 얻어진 가난한 나의 자취방에 너희 과 친구들을 데리고 와서
옹기종기 어울려 잤던 기억이 난다
너희 학과 과제물인 ‘신문학과 양반문학의 해학성”에 관한 리포터를 대신
작성해 줄 것을 요청하였고 내가 할 수 없노라 거부하자 내 과제물이 너무 많아서
그러니 제발 한번만 봐 달라는 그 부탁은  나 보다 더 나를 사랑하는
너의 큰  우정이었음을 어찌 모르랴
막내 삼촌의 직권에 가까운 권유로 가게 된 학교가 책 읽고 그림 그리기 좋아하는
나의 적성과 너무나 맞지 않아 공부에 흥미를 잃고 있던 나에게
그 과제물은 구세주나 다름이 없었단다
친구 앞에서는 거절을 했었지만 내심 나의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가 얼마나 고마웠던지
도서관에서 콧노래 흥얼거리며 너의 과제물을 완성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너는 대학 1년이고 나는 고 3인 나에게 너희 과 과제물을 선뜻 부탁해 준
친구의 그 마음이 살아가는 내내 얼마나 큰 용기를 주었는지 모른다

너희 남친이 서울에서 다니던 대학을 졸업하고 인턴사원으로 취직이 되자
샛별유치원 실력 있는 교사 직도 그만두고 너는 서울로 떠나갔고
그 이후로 오랜 동안 너를 볼 수 없었다.
명절이면 통영에 내려와 친정 집에 전화를 걸어 나의 연락처를 알아 전화를 주곤 했었지.
오매불망하며 우리가 통영에서 만났던 날, 야! 너 서울 살더니 서울 사람 다되었구나 는
나의 말에 말도마라 서울에서 유치원 교사로  첫 수업을 갔는데
그 조그마한 유치원 꼬맹이들이 내가 말을 하기만 하면 어찌나 웃어대던지
도무지 수업을 할 수 없어 유치원 선생도 얼마 다니지 못하고 그만 두어야 했다는
너의 입술을 통해 듣고서  배꼽을 잡고  파랗게 웃었던  기억이 아직도 빙글빙글 하구나

너희 친정 동네와 가까운 곳에 나는 우연히 터를 잡아 살아가고 있다
애띤 댕기머리 소녀들이 거닐었던 세포 고갯길을 버스가 스쳐 지나가면
오른편 산 기슭에 너의 그 가냘프고 어여쁜 미소처럼 구절초가 무더기로 피어
아련한 친구의 안부를 놓게 한단다.
너희 친정 집 고목나무 유자가 노랗게 익어가는 풍경을 지나고 있다
살래살래 가을바다 향기가 노스텔지어의 손수건처럼 나붓거린다.
코스모스의 가냘픈 미소를 닮은 어여쁜 친구야!
통영 출신 유치환 시인의 ‘행복’의 시로 너와의 고운 우정의 추억의 뜨락을 밟아 본다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그럼 안녕!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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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미소님 친구를 그리워하는
추억의 이야기 잘 감상했어요.
어릴때 친구가 늘 그리운 저에게
지난 추억들이 빛바랜 흙백 영화처럼
제 머리를 스치고 지나갑니다.
그리운 친구들 .....
지금은 무엇을 하고있을까.....^^*
들꽃미소님 아름다운 추억과함께
늘 행복하세요.....^^*

2009-10-24

이혜우
수정 삭제

서울에서의 유치원 선생 하려면
사투리 교정부터 해야 하겠군요.
아름다운 친구 간의 우정이 부럽습니다.
지금 온누리 국화 들꽃의 미소가 만연합니다.
이렇게 인사합니다.
참여하심에 감사합니다.

2009-10-24

들꽃미소
수정 삭제

겨울빛님^^ 방그리
바쁜 일종 속에서 깊어져가는 가을에 대한 아쉬움으로 급한 마음에 쓴 글을
아침에사 다시 읽어보니
그 왜 한밤중에 연애편지 쓰고 나서
아침에 읽어보면 부끄러워서 고개를 못드는
꼭 기분이래요.

어여쁜 겨울빛님!!~
잘 지내시지요?
겨울빛님에게도 참 고운 친구들의 추억이
많을것 같습니다.
마음의 언어를 엮어 보시어요
참 멋쩍고 쑥스럽기는 하지만
천진무구한 한 때를 떠올려보는 행복의
시간이 되기도 하지요^^

늘 고운 마음의 눈빛에 고마움과
마음의 사랑을 전해 봅니다.

늘 건강과 사랑과 축복이 함께 하시길
소망합니다.
홧팅^^

이혜우시인님^^ 방그리
잘 지내시지요?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구요
내내 평안을 소망합니다.홧팅^^

ㅎㅎㅎ 네에
울 친구가 그렇게 사투리를 구사하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아마도 경상도의 투박한 억양 때문이지 않았나.....
쉿!~
그 이후로 유치원 선생직과는 영영 이별을 하였다는군요
방그리^^~~

2009-10-25